사회 사회일반

'유튜브 붐'에 영화 소개·리뷰 콘텐츠 급증, 저작권 문제 없나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31 11:20

수정 2018.10.31 11:24

기업이 알아야 할 법률상식
전문가들 "2차 영상물, 저작권법 침해 소지 있어"
유튜브 화면 캡쳐
유튜브 화면 캡쳐

#.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A씨(29)는 일주일에 1~2회 정도 유튜브에서 영화리뷰 콘텐츠를 시청한다. 2시간 짜리 영화를 10분 안팎의 분량으로 요약해 짧은 시간에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반적인 줄거리를 알게된 탓에 굳이 해당 영화를 찾아보진 않는다. 광고대행사 직원 B씨(30)도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영화리뷰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자주 찾는 편이다. 다만 '스포일러'라는 느낌이 들어 실제 관람이나 다시보기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

■'영화로 2차 콘텐츠' 유튜버 급증..우려의 시선도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심을 끌게된 대표적인 분야는 영화소개 및 리뷰를 다루는 콘텐츠다.
대중적인 소재라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좋고, 동영상 이어붙이기나 녹음을 입히는 편집능력만으로도 영상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영화를 주제로 게시물들을 검색해보면 많게는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콘텐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조회수는 광고수익과 직결된다. 유튜브는 구독자 수 1000명 이상 및 1년간 동영상 시청 시간 4000시간의 요건을 충족한 유튜버에게는 '유튜브 파트너' 자격을 부여하고, 광고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버들이 수 없이 올리는 영화 관련 영상을 마냥 좋은 시선으로 볼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원작을 재가공한 콘텐츠로 거둔 수익에 제작사가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원작자 입장에서는 '내가 만든 콘텐츠'를 무단으로 가져다 만든 영상으로 수익을 얻는다면 억울할 수 밖에 없다. 유튜브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원천 콘텐츠로 수익을 거두는 영상을 자동으로 찾아내 차단하는 '콘텐츠 ID' 시스템을 두고 있으나 모든 영상을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영화리뷰에 담긴 과도한 영화 정보도 문제가 된다. 예고편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보면 실제 작품을 보고싶다는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과도한 정보로 영화를 본 듯한 리뷰는 의도와 다르게 영화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튜버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도 제작자한데 돌아가는 몫을 줄여 장기적으로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데 제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캡쳐만으로도 저작권 침해될 소지 있어"
유튜버들이 올리는 영화 관련 영상에 법적 문제는 없는걸까? 전문가들은 광고수익을 얻지 않더라도 영화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올리는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 위반 사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김기정 변호사는 "저작권법은 영리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며 "영화리뷰로 이득을 취하지 않더라도 원작의 인용비중이 크고, 대략적인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다면 침해가 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은 타인의 저작물을 활용할 때에는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 저작물의 시장 및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진석 법무법인 율원 변호사는 "하다 못해 영화 장면 중 하나만 캡쳐해서 올려도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저작권법 위반은 친고죄이므로 제작자가 문제삼지 않는다면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 시기가 지나면 제작사 측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오래된 영화나 외화는 저작자가 저작물 침해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한 영화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늘 항시적으로 인터넷 상에 있는 영화 재생산 콘텐츠들에 대해 단속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평과 관련한 콘텐츠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들여다봐야 한다.
아직까지 회사입장에서 마케팅 효과에 대해 분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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