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단가 맞추려"‥현지 쇼핑센터 상품에 여행객 '몸살'
현지 여행가이드 말에 혹해 구매..전문가 "고객 스스로 경계해야"
여행사 환불서 2차 피해도..정부 차원 규제 마련 필요
현지 여행가이드 말에 혹해 구매..전문가 "고객 스스로 경계해야"
여행사 환불서 2차 피해도..정부 차원 규제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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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의 해외 패키지 투어 상품에 포함된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샀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패키지여행 쇼핑 피해.."초저가 상품이 원인"
1일 여행업계와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한국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쇼핑으로 피해를 보는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소비자원의 국외여행 쇼핑 피해자 구제건수는 2015년 759건에서 2016년 860건, 2017년 958건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패키지여행 일정에 포함된 쇼핑센터에서 피해를 당한 사례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쇼핑센터와 관련해 국내 여행사에 들어오는 불만 접수는 올해만 300~4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문제는 여행업계에 정착된 사업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패키지상품에 포함된 쇼핑일정은 '여행사-랜드사(현지 여행사)-쇼핑센터'라는 관계도가 만든 결과물이다. 여행사는 저가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단가에 맞게 여행일정을 수행할 수 있는 랜드사를 찾는다. 랜드사는 부족한 수익을 쇼핑센터와의 제휴를 통해 메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종 책임자인 여행사가 '불량 쇼핑센터'를 일일이 솎아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현지 특산물이라고 소개된 제품의 판매업체 대표가 한국인인 경우도 다수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쇼핑몰에서 파는 물건들에 대해 검수를 하고는 있지만, 100% 엄밀하게 이뤄지는건 불가능하다"며 "현지 지사가 있는 대형 여행사는 상황이 좀 낫지만, 지사가 없는 군소 여행사는 아예 검수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지 여행가이드들의 '묻지마식' 상품 권유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랜드사 소속의 가이드들은 여행객들이 쇼핑센터에서 구매하는 상품이 많을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제품의 기능을 과장하거나 '무조건 환불이 된다'는 식으로 현혹한다.
여행객들은 가이드 말만 믿고 상품을 구매했다가 귀국 후에야 조건에 맞지 않아 환불받지 못하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초저가 상품에 포함된 쇼핑일정에서는 고객 스스로도 '불량 상품'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여행사가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쇼핑 일정을 넣거나 헐값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를 선발하는 문제가 나타난다"며 "첫 번째는 여행사 잘못이지만, 고객들도 초저가 상품에 포함된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구입할 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고객이 안팔아주면 여행사도 그런 상품을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물건을 구매할 때 유통기한 등을 1차적으로 소비자가 확인을 하고 구매해야 하는 책임이 있어 무작정 여행사나 현지 쇼핑몰에 책임을 물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들쑥날쑥한 여행사 보상 정책에 고객들이 2차 피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보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환불까지 수 개월이 걸리는 등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고객이 관세·수수료·배송비 '폭탄'을 떠안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의 도움을 못 받아 고객이 직접 현지 쇼핑센터와 환불 절차를 진행하는 사례는 물론, '보상에 불만이면 소비자원을 찾으라'는 답변을 들은 고객도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해외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관련 규제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에서 여행객이 구매한 물건에 대해 여행사에 책임을 물을 순 없고, 국내 규정상 외국 사업자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제도도, 사례도 없다"며 "해외의 소비자기관 등과 MOU를 체결해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창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에 대해 직접적인 강제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 백대용 변호사는 "해외 패키지 여행 중 일어나는 쇼핑으로 인한 피해는 규제가 없어서 방치되고 있다"며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반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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