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지하철 역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지하철 역명 제정 기준과 숨겨진 뜻에 대해 알아보자.
■ 지역과 연관성 있는 명칭 사용, 총 6단계에 걸쳐 제정
서울시 ‘지하철 역명 제·개정 기준 및 절차’에 따르면 지하철 역명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불리며, 해당 지역과의 연관성이 뚜렷하고 지역 실정에 부합되는 명칭을 사용한다. 다만, 각 호의 사항을 기준으로 정한다. ▲옛 지명·법정동명·가로명 ▲역사에 인접하고 있는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명칭 ▲이전의 우려가 없고 고유명사화된 주요 공공시설 명 ▲지역 대표 명소 또는 역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지역 명칭 ▲학교명이나 특정 시설명은 역명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역사가 학교(특정 시설) 부지 내에 위치하거나 인접하여 지역의 대표 명칭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경우 가능하다.
역명 제정 시 배제 기준은 다음과 같다. ▲행정동명 및 건물명 등 가변성이 있는 명칭 ▲지명에 접두사·접미사 또는 형용사가 붙는 경우(이미 지명화되어 통용되고 있는 경우는 예외) ▲ 다른 지방에서 이미 역명으로 쓰이고 있는 명칭 ▲혐오, 듣기 거북한 명칭 등 향후 분쟁 또는 논란이 될 수 있는 명칭 ▲특정 단체 및 기업 등의 홍보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는다.
역명 제정 절차는 총 6단계 과정을 거친다. 역명 제정 요구 → 재정계획 수립 → 자치구 주민, 지하철 운영 기관 의견 수렴 → 서울시 교통정책과 검토 및 서울시 지명위원회 상정 → 서울시 지명위원회 개최 및 자문 결과 통보 → 역명 결정 및 고시한다.
■ 순우리말로 지어진 지하철 역명
▲3호선 학여울역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지점인 한강 갈대밭 부근의 옛 지명이 대동여지도에서 ‘학탄(鶴灘)’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에 ‘탄(灘)’을 한글로 풀어 학여울이라고 했다.
▲5호선 굽은다리역
조선시대에 이 지역은 ‘당말’과 ‘벽동등’의 자연마을을 잇는 다리가 굽어 있어 굽은 다리라 불렸다. 두 마을을 합하여 ‘곡교리’라고도 했다.
▲6호선 새절역
새절은 새로운 절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서 새로울 신(新), 절 사(寺)자가 인용된 것이다. 강남구 신사동과 동음이의어로 역명이 중복되어 신사를 고유어로 풀이한 새절을 역명으로, 신사를 병기역명으로 사용했다.
▲6호선 돌곶이역
마을 동쪽 산이 마치 검정 돌을 꽂아 놓은 것처럼 보여 ‘돌곶이 마을’이라 부른데서 유래됐으며, 한자로 표기하여 석관동이다.
▲7호선 먹골역
먹골은 조선시대 먹을 제조하여 붙여진 묵동이라는 이름을 순수한 우리말로 표기한 것이라는 설과, 문방사우의 하나인 먹을 이 마을의 이름으로 붙여야 학문이 발달할 것이라는 필기설에 따라 정해졌다는 설이 있다.
▲7호선 마들역
예전 상계동에 역참기지가 있어 말들을 들에 풀어놓아 키웠기 때문에 유래됐다는 설과 삼밭이 많은 지역 특징으로 순우리말인 ‘마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7호선 까치울역
‘작동’을 순 우리말로 부르면 까치울이다. 까치가 많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까치’가 ‘작다’라는 의미를 가진 ‘아치’라는 말에서 변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작고 아늑한 마을’이라는 의미를 가진 부천시 오정구 작동에 위치에 있어서 붙은 역명이다.
▲분당선 한티역
조선시대의 이곳에 한티를 비롯해 움말, 음달짝, 새말, 능안말, 중간말, 세촌, 아랫말 등 8개의 자연부락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마을인 한티로 명명되었다가 한자로 풀이하면 ‘대치’가 되므로 현재 대치동이 되었다. 한티는 순우리말로 ‘큰 언덕’이라는 뜻이다.
■ 역사적 인물과 관련 있는 지하철 역명
▲2호선 문래역
문래동은 광복 후 문익점의 목화 전래의 이름을 따서 문래동이라고 하였다는 설과, 일설은 학교와 관공서등이 들어서 자글이 온다는 뜻에서 동명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2호선 낙성대역
강감찬 장군의 출생지로 큰 별이 떨어지던 날 밤 태어났다는 전설에 따라 이를 기념하기 위해 낙성대라고 칭했다.
▲2호선·6호선 신당역
신당동은 조선시대 신당리계에서 비롯된 동명으로 신당을 모신 동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당이란 무당들이 받들어 모시는 신령을 모신 집을 말한다. 이 일대에는 신당을 중심으로 많은 무당들이 광희문 밖에 살았다고 한다.
▲2호선·분당선 선릉역
선정릉은 조선 제9대 성종과 계비정현왕후 윤씨의능인 선릉과 제11대 중종을 모신 정릉이 있어 흔히 삼릉공원이라고도 불리는데 능의 봉분이 세 곳에 따로 떨어져 있다하여 편의상 붙인 이름이다.
▲3호선·4호선 충무로역
충무로는 임진왜란 때 명장 충무공 이순신의 시호를 붙인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은 건천동(현재의 인현동1가)이여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충무로로 지었다. 이곳은 남촌 또는 아랫대로 불리던 지역으로 사육신의 힌 사람인 박팽년 외에 많은 명사들이 살았다.
▲4호선 상록수역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무대로 주인공 채영신의 실제 모델인 최용신이 30년대 항일과 농촌계몽에 헌신한 터전으로 샘골이라 하는데 소설 "상록수"의 제목을 빌어 상록수역이라 정했다.
▲7호선 남성역
남성동의 유래는 효성이 지극한 정조대왕이 수원에 있는 사도세자 능행시 행차길인 현재의 사당동 일대가 예전에 여시고개, 살피재 등으로 불려짐에 따라 임금의 행차 길로는 이물스러운 지명이라 신하들이 여시고개를 남쪽에 큰 재라는 의미의 남태령이라 불렀으며, 재의 안쪽인 이곳이 마치 성과 같다하여 재성자를 따서 남성이라 일컬었다.
▲8호선 수진역
세종대왕의 7째 아들 평원대군이 사망하자 영장산 남쪽에 장사지내고 그 묘소를 관리하는 수진궁을 지었으므로 수진리라 불러왔는데 1973년 7월 성남시로 되면서 수진동으로 바뀌었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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