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수술 폐경 여성, 자연 폐경 여성보다 불면증 높고 더 우울해

이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5 15:09

수정 2018.11.15 15:09

성신여대 서수연 교수 연구팀·고대안산병원 신철 교수 연구팀 공동연구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왼쪽)와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왼쪽)와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

수술 후 폐경을 경험한 여성은 자연 폐경을 경험한 여성보다 수면 문제가 2배 이상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임상심리전문가) 연구팀과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보다 불면증 및 우울증을 더 호소했다.

폐경은 신체 노화로 자연스럽게 될 수도 있지만, 자궁 적출술 혹은 양쪽 난소 적출술과 같은 수술을 통해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수술 폐경 여성들은 자연 폐경 여성에 비해 더 젊은 나이에 폐경을 맞이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또, 수술로 인해 폐경을 경험한 여성들은 자연 폐경 여성에 비해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우울증, 수면 문제, 일과성 열감, 야간 발한과 같은 갱년기 증상을 더 심각하게 경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526명의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연 폐경 여성 중 15%가 우울증 증상을 보였으나, 수술 폐경 여성은 22%가 우울증을 호소했다. 또한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에 비해 수면의 질이 낮고, 수면 시간도 짧아 불면증이 2.13배 더 높았다. 또한, 수술 폐경 여성이 커피 섭취, 낮잠, 자기 전 음주 등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할 경우 불면증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철 교수는 “폐경 여성의 약 20%가 수술로 인해 폐경을 경험하는데, 이들은 자연폐경 여성에 비해 잠을 잘 못 자고 우울해도 치료를 잘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폐경 이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폐경과 수면 검사를 병행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수연 교수는 “현재 치료 과정에서 특별히 교육이나 관리를 받고 있지 않는 수술 폐경 여성들은 심리적인 문제나 수면 문제에 있어 자연 폐경 여성보다 더 취약하다”며 “집중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불면증을 유발하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조정해줄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이 수술 폐경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해외저명 학술지 ‘Menopause’ 2018년 11월호에 게재됐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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