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등 불확실성 늘자 두달간 CB 조기취득 40곳
증시 부진으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채권 조기상환청구가 늘어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한 지난달 1일부터 전환사채(CB)의 만기 전 사채 취득을 발표한 기업의 수는 총 40여곳에 이른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 전 취득 요청도 7곳으로 나타났다.
사채의 만기 전 취득은 통상 호재로 인식된다. 사채를 만기 전에 갚으면서 부채비율이 줄어들고, 재무상황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사채의 만기 전 취득 공시에 나선 대다수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상환목적을 수익 창출이 아닌, 원금 회수로 추정했다. 특히 지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로 상환이 진행됐다. 이는 해당 기업의 미래가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웨이브일렉트로는 지난 22일 사채권자의 요구로 약 4200만원 규모의 조기상환 청구를 발표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5월 17일 3만445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림세를 나타내며 지난달 12일에는 1만890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웨이브일렉트로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2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9% 줄었다.
우진비앤지, 제이엔케이히터, 씨티젠 등 이달에 만기 전 사채 취득을 발표한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우진비앤지와 제이엔케이히터는 올해 상반기 각각 28억원, 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은 각각 67.69%, 44.36%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10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지수의 영향으로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조기상환청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고, 주가도 안 좋으면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조기상환을 청구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며 "전체 시장의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원금도 못 찾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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