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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코 정상회담 "원전 긴밀히 협력하자"...韓, 체코 원전 수주 '청신호' 켜졌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9 02:29

수정 2018.11.29 02:30

文대통령, 프라하서 원전 세일즈 
靑 "한-체코 정상, 韓원전 수주에 대해 '상당한 이해'형성"
문재인 대통령과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라하(체코)=조은효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체코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가 28일(현지시간)체코 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 향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한·체코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관해 협의하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체코 정부가 향후 원전건설을 추진하기로 결정할 경우, 우수한 기술력과 운영·관리 경험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기업의 체코 원전건설 수주 지지를 공식 요청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현재 24기 원전을 운영 중에 있고,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아랍에미리트연합)바라카 원전의 경우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추가 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맞췄다"고 강조했다. 바비쉬 총리는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원전건설 사례들을 잘 알고 있다. UAE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 사례를 잘 알고 있으며 한국은 원전 안전성에 관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추후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 정상 간에 원전사업과 관련해 '상당한 이해'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향후 체코가 원전 발주를 본격화할 경우,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열린 재체코 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열린 재체코 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는 두코바니, 테멜린 지역에 각각 1000㎿급 원전 1~2기 건설을 추진 중이며, 내년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대우건설·두산중공업 등이 체코 원전 수주전에 뛰어든 상황.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사장은 앞서 지난 26일 체코를 방문, 원전 건설 예정지인 테멜린 지역을 둘러보고 현지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정부는 영국에서의 원전 수주 좌초 후 동부유럽의 중심인 체코 원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지론과는 달리, 그간 원전 수출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청와대는 탈원전과 원전 해외수출이 '모순'이란 국내 일부 여론에 대해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좁은 국토에서 원전을 가동할 경우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원전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각 국가의 전략은 존중해야 하는 것이고, 에너지전환정책을 쓰는 것과 원전 수출은 별개의 문제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탈원전은 60년을 내다보고 진행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할 수도 없다"며 "우리 정부에선 원전 자체 비중을 일부 줄이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원전 외에 인공지능(AI)등 첨단산업 분야 및 체코의 리튬 광산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한국기업의 참여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K-9 자주포 수출 등 방산 분야에서 양국의 장점을 살려 완제품 수출, 기술지원 및 공동생산 등 다양한 협력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철강세이프가드 조치와 관련, 한국을 제외해 달라는 협조요청도 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 받았다. 바비쉬 총리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과 상호 상주공관을 운영 중인 체코로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체코 주재 북한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형인 김평일이 맡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라하에서 현지 진출 경제인들을 포함한 동포간담회 참석을 끝으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동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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