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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주도 'ESS 화재 대응책' 효과 제대로 날까

정부의 화재사고 대응책 특별점검 TF 활동 핵심은 당사자인 업계가 주도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대응책을 발표했지만 시작 전부터 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화재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전국 ESS사업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하겠다는 것이 대응책의 핵심인데, 안전진단을 수행하는 주체가 화재를 일으킨 ESS에 쓰이는 배터리를 제조한 LG화학, 삼성SDI 등이기 때문이다.

11월 3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ESS 화재사고 대응 정부대책'을 발표했다. 약 1300개에 달하는 국내 모든 ESS 사업장에 대해 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신속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이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작년부터 ESS 사업장에서 끊임없이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부터 발생한 화재가 총 15건이고, 이달 들어서도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한 사업장 4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응책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이번 안전진단을 업계 주도와 민관합동으로 구성되는 특별점검 TF 주도 등 2개 축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가 언급한 업계는 LG화학, 삼성SDI, 한국전력 등이다. 정부는 이들 3사가 자체 진단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정밀진단을 진행하고, 관련 업계·전문가·유관기관 등으로 구성하는 특별점검 TF는 배터리 납품업체 등 제조사 자체 진단 여력이 없는 사업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진단 결과는 매일 보고토록 했다.

국내 약 1300개 ESS 사업장 중 LG화학, 삼성SDI, 한국전력 등 업계가 정밀진단을 진행하는 사업장은 총 1150개소로 전체의 88.5%에 달한다. 1150개소 중 삼성SDI가 700곳, LG화학이 400곳에 배터리를 납품했기 때문이다. 민관합동 특별점검 TF가 진단을 실시하는 사업장은 나머지 150개소에 불과하다.

화재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에 진단을 맡기면서 제대로 된 화재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들로부터 납품받은 배터리로 만든 ESS를 쓰다 불이 난 사업장들은 화재 원인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피해보상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작 산업부는 '일손 부족'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가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한계가 있다"며 "두 회사는 향후 해외시장 진출 등을 감안해 이번 화재에 대응을 잘못할 경우 손실이 더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정부로선 그들의 진단과 AS가 신속히 완료되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