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전망에 장기금리 내리고 단기는 상승압박
일부는 "일시적일 것" 경계론도
일부는 "일시적일 것" 경계론도
![[美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국채 수익률 역전 뒤엔 경기침체 왔다" 美 금융시장 패닉](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8/12/05/201812051731002712_l.jpg)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서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익률 곡선 역전 뒤에는 반드시 경기침체가 뒤따랐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로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8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는 등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그러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전 의장을 비롯해 일부 전문가들은 수익률 곡선 흐름에 너무 민감히 반응할 필요는 없다면서 투자자들이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나섰다.
■역전 1년 뒤 경기침체?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시장의 관심은 온통 장단기 금리역전 가능성으로 쏠렸다.
우선 장기금리의 경우 최근의 시장혼란에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조심스러운 발언이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향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임을 예상함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금리는 그러나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더 올릴 것이 틀림없고, 금리인상 횟수는 줄겠지만 추가 금리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일부 국채에서 금리역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날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앞지른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도 역전을 지속했다.
■좁혀진 장단기 스프레드
각각 장단기 금리 기준이 되는 2년물 국채와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도 계속 좁혀지고 있다. 전날 0.1829%포인트로 2007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은 더 좁혀져 0.12%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 2007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2년물 국채와 5년물 국채 수익률이 역전되는 한편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2년물과 10년물 국채 스프레드가 계속 좁혀지면서 시장의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칼로마 상무는 FT에 "사람들은 경기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긴축을 지속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게 수익률 곡선 역전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12~18개월 뒤 경기침체가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경기침체 우려 과장"
그러나 시장의 이런 우려는 과장된 것으로, 장단기 금리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몰고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경계론도 있다. WSJ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대개 시장이 경제성장 붕괴를 예상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역사적으로도 이는 경기침체 전조로 잘 기능했다면서도 그렇다고 무턱대고 경기침체가 몰아닥칠 것이라며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우선 수익률 곡선 역전이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다. 1998년에도 지금처럼 2년물과 5년물 국채 수익률이 역전된 적이 있지만 다른 만기 수익률에는 번지지 않았고, 경기침체도 뒤따르지 않은 전례가 있다.
게다가 기준물인 2년물, 10년물 간 스프레드는 좁혀지는 데서 그치고 있다. 모든 만기의 스프레드가 좁혀지면서 수익률 곡선 기울기가 '제로(0)'인 수평선이 된다면 경제가 전환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만기 스프레드만 좁혀지는 것은 어떤 전조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수익률 곡선 역전은 향후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시장 전망을 반영하는 것일 뿐 실제로 경기침체를 몰고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WSJ는 아울러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2년물과 5년물의 금리역전은 투자자들이 5년물 국채를 선호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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