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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으로 기울던 신흥시장, 일단 멈추고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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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으로 기울던 신흥시장, 일단 멈추고 관망
멕시코 페소.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긴축을 서두르던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이 일단 긴축 속도를 늦출 전망이다. 정치 문제까지 겹쳐 금리 조작이 어려워진 중앙은행들은 우선 정책을 동결해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달 나올 주요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의 금리 발표가 대부분 동결로 결정날 것이라며 해당 은행들이 미 금리 변화를 두고 관망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긴축 속도 늦추는 신흥시장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경기 부양용 돈풀기 전략을 끝내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해만 3차례 기준 금리를 올렸고 그 결과 달러가치 역시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7일 기준 96.514로 올해 들어 4.6% 올랐으며 신흥시장에서는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투자금을 막기 위해 연달아 금리를 올렸다. 신흥시장 중앙은행들 가운데는 지난 11월까지 7개월 동안 금리를 올린 곳이 내린 곳보다 많았고 이러한 추세가 7개월이나 지속된 것은 2011년 여름이후 처음이다.

터키는 올해 4~9월 사이 기준금리를 11.25%포인트 높였고 러시아의 기준금리도 지난 9월에 0.25%포인트 올라가 7.5%에 달했다. 멕시코는 지난달 인상에서 기준금리를 10년만에 최고 수준인 8%까지 인상했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도 같은달 0.25%씩 올렸다. 필리핀은 올해 들어 5번째 인상이었다. 인도는 지난 8월 4년 5개월만에 금리를 올린 뒤 2개월만에 또 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점차 느려지고 있다. 우선 터키는 지난 10월 금리를 동결했고 블룸버그는 터키 중앙은행이 오는 13일 회의에서도 동결을 이어간다고 예측했다. 통신은 12~14일에 금리 결정을 앞둔 브라질, 필리핀, 러시아도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며 멕시코와 인도 역시 금리를 추가로 올릴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美연준 인상 속도 맞추기?
동결 행보의 첫 번째 원인은 연준이다. 연준은 지난 9월 회의에서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회의를 통해 4번째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그 결과 가뜩이나 무역전쟁으로 불안해진 시장에서는 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면서 지난달 말부터 빈번하게 폭락장이 연출됐다. 경기부양을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경기 부양이 중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연준을 비난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바꿀 수 있다고 시사했고 제임스 불라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7일 인터뷰를 통해 이달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연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했지만 연준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에 나섰던 일부 신흥시장의 경우 연준이 발걸음을 늦추면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당장 금리를 만지기 힘든 국가들도 있다. 인도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유가상승 등으로 인해 정책 목표(4%)를 웃도는 5%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측은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으려고 했지만 내년에 총선을 앞둔 인도 정부는 더 이상 긴축으로 시장에 돈줄을 죄지 말라며 중앙은행을 압박했다.
특히 인도는 오는 11일부터 5개주에서 주정부 선거에 들어가는 만큼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태다.

또한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달 발표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을 0.2%포인트 하향했다. 멕시코 신정부는 15일까지 내년도 예산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해당 예산에 따라 중앙은행의 정책 역시 바뀔 가능성이 크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