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강 사각지대 놓인 학교밖청소년, 성병·치아질환 심각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0 17:21

수정 2018.12.10 17:21

청소년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무료 건강검진 받을 수 있지만 10명 중 8명은 참여하지 않아
건강 사각지대 놓인 학교밖청소년, 성병·치아질환 심각

건강 사각지대 놓인 학교밖청소년, 성병·치아질환 심각

학교밖청소년 중 건강검진을 받는 인원이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진신청이 줄어 들수록 학교밖청소년 건강 사각지대는 더욱 커진다. 초기 치료가 가능한 질병인데도 불구, 검진을 받지 못해 평생 아픔에 시달릴 수 있는 만큼 관련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명 중 8명 건강검진 안 받아"

학교밖청소년이란, 9세 이상 24세 이하 중 초등학교·중학교 입학 후 3개월 이상 결석, 제적 퇴학처분을 받거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을 일컫는다. 청소년복지지원법에 따라 학교밖청소년은 검진을 정부기관에 신청할 수 있다. 검진비용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10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여성가족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밖청소년 건강검진 신청인원은 매년 줄고 있다. 2016년 1만2563명, 지난해 1만268명, 올해 11월 기준 9763명이다. 건강검진을 신청하고 검사를 받는 수검인원은 2016년 6986명, 2017년 5019명, 올해 11월 기준 4661명이다.

여성가족부는 학교밖청소년을 2만5348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10명 중 8명은 검진을 받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가부는 학교밖청소년이 스스로 검진을 선택하다보니 참여가 저조하다고 전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센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검진을 홍보하지만 학교처럼 한꺼번에 진행할 수 없다"며 "과거 검정고시 현장에서 홍보했지만 이마저 온라인 신청으로 전환되며 청소년들과 대면기회가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성병, 충치 위험에 무방비"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는 경우 위험도가 높은 질환은 성병이다. 일부 성병은 한번 질병이 발생하면 치유가 쉽지 않아 초기 검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출 청소년 경우 성 착취에 이용당한 10대는 성병이 심각하다"며 "정말 고위험군은 사실상 검진에서 누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장 흔한 질환은 치아다. 충치 정도가 아닌 아예 치아가 몇 개씩 없거나 으스러져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현숙 탁틴내일 성폭력상담소장은 "치아는 가정에서 방임된 흔적이다. 치아가 몇 개씩 없는 아이도 많다"고 했다.
실제 충치 유병률은 2016년 재학생은 23.8%인데 반해 학교 밖 청소년은 30.3%로 더 높다.

전문가들은 학교 밖 청소년 건강 사각지대가 커지는 만큼 홍보가 적극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주민센터를 적극 활용해 찾아가는 서비스 등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검진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매해 검진신청이 감소하는 만큼 시급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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