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루밍 성폭력' 부천 학원강사 강제추행 혐의만 적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4 17:07

수정 2018.12.24 17:07

'강제추행 혐의' 검찰 송치.. 증거불충분 유사강간 적용 안돼
최근 국회서 형법개정안 발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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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휩싸인 경기도 부천의 한 학원 강사가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것을 뜻한다.

■강제추행 혐의로 송치

24일 경찰에 따르면 부천 원미경찰서는 지난 10일 부천시의 한 입시학원 강사 A씨에 대해 학원 전 원생 B씨를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다만 유사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 외에 더 자세한 것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B씨는 재수학원에 다닐 당시와 대학생이 된 뒤에도 A씨가 자신을 수차례 추행했다며 지난 10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올렸다.

게시물에 따르면 B씨는 재수학원에 다니던 시절 강사 A씨가 "사귀자" "뽀뽀해줘" 같은 말을 하면서 손을 잡는 등 불편한 스킨십을 했지만 공부를 잘 도와주는 만큼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B씨는 대학생이 된 뒤 학원에 들렀다가 A씨와 한두번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A씨가 계속된 만남과 수위 높은 스킨십을 강요했다고 B씨는 폭로했다.

B씨는 "경찰에서 신경을 많이 써줬지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한 반면 유사강간 혐의는 인정되지 않은 게 조금 아쉽다"면서 "더 이상 학원에서 나 같은 그루밍성폭력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고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루밍 성폭력 처벌법 발의

그루밍성폭력은 최근 인천의 한 교회에서 목사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그루밍성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고용, 양육, 종교 등 특수관계에 있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관계를 한 경우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의제강간으로 처벌하는 형법개정안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그루밍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길들여진 상태에서 범죄가 발생하기에 피해사실을 추후 인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범죄사실이 상호 동의하에 일어난 것으로 인정되기에 현행 형법상 법적 처벌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범죄의 대상이 주로 성인식이 미숙한 미성년자이기에 피해가 심각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오 의원은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관련 연구가 최근에야 시작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도적 미비로 인해 가해자가 무죄를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성에 대한 인식이 미숙한 청소년과 교육, 종교 등 특수한 관계 속에서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분들이 보다 폭넓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