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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에… LGD 파주 P10공장 준공 늦어져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7 16:55

수정 2018.12.27 20:14

10.5세대 OLED 생산 직행..광저우 공장 가동상황도 변수
LG디스플레이 파주 P10 공장. 현재 외관은 거의 완성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P10 공장. 현재 외관은 거의 완성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 P10 공장 준공이 기약없이 미뤄졌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P10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올해 안에 준공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P10에서 액정표시장치(LCD)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생산하기로 하면서 올해 안 준공은 불가능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TV시장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투자 속도를 조정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P10의 외관 공사를 마쳤지만 준공 인가 신청을 미루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준공을 목표로 9조원을 투입해 국내 OLED의 생산 중추 역할을 할 P10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주변에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엔 공사가 끝난 것 같지만,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P10 준공일정이 애초 계획보다 미뤄진 근본적 원인은 LCD 산업의 정체에 있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P10에서 LCD 패널을 생산한 뒤 OLED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LCD 투자를 거치지 않고 곧장 10.5세대 OLED 패널을 생산키로 확정했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초과 공급 상황에 있는 LCD 시장을 고려할 때 LCD 생산량을 늘려봤자 소득이 없다는 계산에서다.

이와 관련해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 2·4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LCD 판매가격은 기존 예상 판가 흐름 대비 낙폭이 가파르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예전 사이클이라면 6개월 정도 지속되겠지만 상황에 대한 변화가 크기 때문에 과거의 패턴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보려고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당초 계획을 바꿔 바로 10.5세대 OLED 생산으로 직행하려면 당초 계획보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8.5세대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10.5세대 OLED 패널은 사실상 세계 유일의 OLED 패널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다. 따라서 관련 기술과 장비부터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

게다가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 OLED 패널 생산을 맡을 광저우 공장도 아직 가동 준비 중에 있다. 광저우 공장 가동은 내년 하반기부터 이뤄진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광저우 공장과 더불어 P10 공장 투자까지 겸하기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에서 OLED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P10 투자에 쏟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일부 공사가 마무리 된 부분은 준공 인허가를 받았으며, 남은 부분에 대해서도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인허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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