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부터 9급 공무원시험(공시)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이예나씨(25·여)는 공시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G학원을 통해 인터넷 강의를 듣기로 결정했다. 학원 강의실에서 수강하는 실강을 듣자니 통학 시간과 차비도 아깝고, 수강료도 부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는 모든 강사의 강의를 합격할 때까지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프리패스' 상품 가격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웬만한 학원의 실강 가격과 차이가 나지 않을뿐더러 생각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날 이씨가 본 인터넷 강의 상품의 가격은 228만원이었다.
■프리패스 200만원대, 불만 잇따라
7일 공무원 시험 업계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업체의 인터넷 강의 수강료가 200만원 대를 돌파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 강사들을 일컫는 소위 '1타 강사'가 가장 많은 G학원 사이트의 경우 지난 3일 기준 프리패스 상품 가격은 222만원이었다. 프리패스는 합격할 때까지 무제한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합격시 수강료를 전액 환급해주는 상품이다. 24개월 무이자 할부도 가장 비싼 상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 상품의 가격은 지난 4일 227만원으로 5만원 올랐고, 6일엔 228만원으로 1만원 더 올랐다. 1월 들어서만 두 차례나 가격이 인상됐다.
공시생들은 프리패스 상품 가격 인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2016년부터 공무원 준비를 해 온 심모씨(28)는 "처음 프리패스를 알았을때만 해도 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다"며 "G학원이 1타 강사들을 많이 데려오면서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그리고 자주 인상되는데 지금 가격은 공시생으로서 도저히 엄두도 안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단과 강의 가격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적게는 10만원대부터 많게는 130만원대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인기 많은 강의 몇 개만 고르다 보면 프리패스 가격은 쉽게 초과해 버린다.
이렇다 보니 합격이 간절한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인강 수강료를 낼 수밖에 없다. 공시생 손모씨(29)는 "다른 싼 강의를 들으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1타 강사가 자료도 강의력도 훨씬 좋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손을 벌리게 된다"며 "비싼 강의료 때문에 공시생들끼리 아이디를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가격인상, 어쩔 수 없어"
업계도 G학원의 가격 인상에 맞춰 프리패스 상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올리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체의 비슷한 상품이 지난해 6월 기준 79만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87만원으로 6개월만에 8만원이나 올랐다"며 "G학원이 워낙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지만 가파르게 오른 편"이라고 전했다.
G학원 측은 그동안 자제해 온 수강료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G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 및 콘텐츠 고급화 등 업그레이드를 해왔다"며 "이런 여러 인상요인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수강료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왔지만 최근 물가인상 등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단과 강좌들의 금액을 모두 합한 금액 보다 프리패스 상품이 훨씬 저렴하다"며 "학생들에겐 프리패스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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