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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가 만난 사람]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2 10:04

수정 2019.01.22 10:04

[fn선임기자가 만난 사람]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앞으로 10년 안에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뛰어넘어 테슬라를 따라잡겠다."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와 글로벌 전기차 테슬라모터스에 도전장을 던진 겁없는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토종 전기차 생산업체 에디슨모터스다. 이름에만 자동차회사라는 생각이 들 뿐 대기업 중심의 국내 및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여지껏 듣도 보도 못한 회사 이름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내공이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벌인 전기 시내버스 국제입찰에서 쟁쟁한 대기업을 따돌리고 당당히 납품에 성공했다.
입찰 과정에서 기술력과 품질,가격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이다. 이 전기 시내버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시내를 운행하며 시민의 건강한 발이되어 주고 있다.

■"10년 뒤엔 현대차·테슬러와 당당히 경쟁할 것"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대표는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엔 흑자 원년을 이루고,10년 후에는 현대차를 뛰어 넘어 테슬라모터스와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돼지띠,그것도 황금돼지띠로 올해로 딱 환갑을 맞은 강 대표를 만나 회사 경영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들어봤다.

먼저 에디슨모터스를 소개하자면 강 대표의 독특한 이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 싶다.강 대표는 원래 공중파방송의 잘나가는 프로듀서(PD) 출신이다. PD 재직때 ‘그것이 알고 싶다’를 제작했으며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한때 40%가 넘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리고 1997년 퇴사한 뒤 외주 제작사 'CAA'를 차렸다. 절찬리에 방영된 MBC의 ‘TV 특종 놀라운 세상’이 바로 CAA에서 외주로 만든 그의 작품이다.

강 대표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CAA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2003년 신재생 에너지업체 ‘ES청원’에 투자하며 친환경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연평균 매출 25%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큰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서의 성공을 밑거름 삼아 전기자동차 회사 대표로 또 한번 변신에 나섰다. 강 대표는 ‘ES청원’ 지분을 매각하고 신소재 전문기업인 한국화이바의 친환경차사업부를 인수했다. 1998년부터 친환경 버스 개발에 뛰어든 이 회사는 2010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세계 처음으로 전기버스 자동차 인증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 2015년에 중국 타이치모터스에 매각됐다가 2017년 강 대표가 품에 안았고 회사이름을 에디슨모터스 바꿨다.

■"다음 세대 위한 미래먹거리 만들어 사회에 봉사"
사실 강 대표는 안정적인 삶과 장래성이 탄탄한,잘 나가는 회사를 팔고 이렇게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데 대해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벌어들인 수익을 공익에 쓰고 사회에 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는 "죽을때 정말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 지에 스스로 물음을 던진다"며 그 답은 "사회에 봉사하는 일이야 말로 그 해답이 아닐까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 대표의 이런 의지와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강 대표는 회사를 인수한 지 2년도 안돼 서울시의 입찰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내버스 공급 사업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그것도 국제입찰에서다. 강 대표는 "서울시내버스의 우선 공급 사업자로 선정
[fn선임기자가 만난 사람]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된 만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품질좋은 친환경전기차시내버스 공급으로 시민에게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현대차나 테슬라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비결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력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과 5세대 이동통신,이른바 5G시대 초연결사회에서 자동차는 종전의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중심으로 변화하고 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아무리 굴지의 기업이라해도 시장의 변화를 앞서가거나 따라잡지 못하면 20세기 최고의 전자기업인 노키아나 샤프 처럼 도태되는 세상"이라면서 "반대로 신생 중소벤처기업이라도 패러다임 변화를 잘 읽고 잘 대처한다면 무궁 무진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강 대표는 "동시에 정부 정책도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며 "미래 산업과 신산업에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나 같은 기회가 열리는 만큼 대기업 중심의 정책은 가급적 지양하고 경쟁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걸맞게 열린 정책 펴야"
강 대표는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정부의 수소차 정책을 "현실성이 떨어지는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꼬집는다. 정부가 잡은 생산계획(연내 4000대)은 물론이고 충전소 건설에 따른 부지확보 및 시설투자비 등을 감안하면 경제성이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게 그의 견해다. 강 대표는 "전기차 업체에게도 수소차 지원에 준하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정책에서 대기업 만능주의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줘야한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토대위에서 오직 안전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 대표는 광주형일자리 모델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광주형일자리 프로젝트의 경우 노동계의 높은 기대수준에도 문제가 있지만 특정기업에 매달리다보니 해법이 나오지 않는 만큼 문호를 다른 기업에 개방하고 지원방안 등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1개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나서는 데는 자금력 등에서 한계가 있지만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와 생산을 공동으로 하는 방안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올해는 안돼지요가 아니라 반드시 돼지요.그것도 황금 돼지요"라는 아재개그를 펴며 껄껄 웃었다.
지금은 분명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아니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비춰진다.
하지만 10년 뒤엔 에디슨모터스가,자동차 산업이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강 대표의 당찬 포부가 이뤄질 지 벌써부터 자못 궁금해진다. dikim@fnnews.com 김두일 선임기자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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