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저효율 구조 및 노사갈등 국내 공장 운영 악조건
"정부, 기업에만 양보 요구 말고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 필요"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무산 위기에 놓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관련, "지혜를 모아 달라"고 재차 당부하면서 광주 완성차 공장 설립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현대차가 십수년간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해외 공장 설립에만 집중한 점을 지적하며 국내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만들어줄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하면서 관심이 더 커진 상황이다.
대통령 언급에 따라 현대차와 광주시 간 협상이 재개될지 주목되지만, 높은 임금과 낮은 생산성에 허덕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추가적인 생산라인을 갖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공장으로 오래 전부터 눈을 돌렸던 이유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에 일방적인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노사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현대차와 노조 등 이해관계들의 협조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주형 일자리 해법과 관련해 "노사 간에 더 머리를 맞대고 지혜들을 모아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된다면 정부도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초청한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광주형 일자리를 가리켜 "우리 사회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라면서 "새로운 일자리의 희망이 될 것이라 믿고 모든 국민이 함께 힘과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노사 갈등과 침체기에 놓인 국내 자동차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새로운 투자 유인이 점차 떨어진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계속된 광주시의 협상안 변경으로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여지를 남긴 상황이다.
고비용·저생산성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 특유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바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광주형 일자리의 본래 취지와 달리 노동계의 몽니가 계속된다면 협상 성사가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기업에 양보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 갈등도 경영 환경을 악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를 고려해 정부는 적극적인 노사 간 중재자 역할 등 기업과 노조가 한발씩 양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입장에서 투자 요인이 낮은데 대통령이 직접 광주형 일자리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될 일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중재안을 마련해 노사가 양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