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LX가 뭐지? 공기업 영문사명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6 18:46

수정 2019.01.17 10:31

글로벌시대 맞춰 사명 바꿨지만 뜻 모를 전문용어·외래어 남발
전문가 "기관 역할 막연해져.. 외적효과 집착 버려야" 조언
글로벌 시대에 맞아 일부 공공기관들이 영문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CI(기업이미지)에 자신들의 비전을 담았지만 아직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해당 공공기관과 일을 하는 유관 기관 종사자들만 해당 사명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은 국민들과의 소통을 막아 해당 기관의 역할을 더욱더 막연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토교통부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사명 인지율이 상당히 낮은 대표적인 곳은 LX다.

LX는 구 대한지적공사라는 사명이며 지난 2012년 LX로 사명을 공식 변경했다.

LX는 사명 변경 당시 지적공사의 새 이름과 얼굴인 CI는 'LX'라고 소개했다.

LX가 Land(땅)와 Location(위치)을 뜻하는 L과 Expert(전문가), Excellence(뛰어남)의 'X'를 조합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는 국토정보 전문기관이라는 지적공사의 미래 비전과 위상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LX라는 새 사명을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LX는 이후 LX와 LX공사 등으로 사명을 병기해 사용했다. 지난 2015년에는 한국국토정보공사라는 국문 사명을 LX라는 사명과 함께 사용 중이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관계자는 "LX는 최근에도 고속도로 등에서 대형 광고판을 통해 LX가 한국국토정보공사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LX외에도 국토부 산하 기관 가운데 몇몇 공공기관은 영문사명을 국문사명보다 더 많이 사용 중이다.

코레일이라는 영문사명을 쓰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철도공사라는 국문 사명보다 영문 사명의 인지도가 더 높다. 코레일이 출자한 수서고속철(SRT) 운영사인 SR은 사명 자체가 영문인 SR이다.

반면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영문 CI 정도로 'ex'를 사용 중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등도 'KR'이라는 영문 사명이 있지만 영문 사명보다 철도시설공단이라는 국문 줄임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입장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영문사명을 사용한다하더라도 해당 영문사명이 일반 국민들에게 어려워 이해할 수 없다면 그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공기관들이 어려운 전문용어나 외래어·외국어를 사명으로 사용하는 것은 외적으로 그럴싸 해 보이게 위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립국어원 김형배 학예연구관은 "공공기관들이 영문 사명을 쓰면 일반적인 국민들은 그 속뜻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공공기관들이 영문 사명을 사용하게 되면 자신들이 신비롭고 전문적으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