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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률 28년만에 최저] 반도체 흔들리는데 中시장마저 냉각… ‘양날개’ 꺾인 수출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1 17:37

수정 2019.01.21 17:37

수출 4분의1 달하는 최대시장
對中수출 지난달 14%나 줄어.. 반도체도 27개월만에 역성장
범부처 수출 컨트롤타워 가동
[중국 성장률 28년만에 최저] 반도체 흔들리는데 中시장마저 냉각… ‘양날개’ 꺾인 수출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인 중국 경제가 차갑게 식어가면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에 달하는 최대 교역상대국이다. 미국의 전방위적 무역규제로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인한 중국 경제의 추가 하락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감안하면 국내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둔화에 韓 수출 '먹구름'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3%다.
이는 네덜란드(78.9%), 독일(39.2%)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소규모 개방경제 특성을 지닌 우리나라는 전체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대중국 수출 비중은 26.8%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양국 경제 둔화를 우려하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내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이는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무역규제 여파로 중국의 총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에도 실질적인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4318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8.9% 수준이다.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하락은 우리나라의 수출전선에도 치명타다. 실제 지난해 11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7% 감소한 데 이어 12월에는 13.9%나 줄었다. 전체 수출도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해 1월 1~20일 대중국 수출 역시 22.5%나 급감했다. 이미 국제기구 및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와 내년 중국의 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간은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하는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도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세계경기에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수출구조 특성상 올해 수출 증가율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외끌이 성장 떠받친 반도체 '흔들'

지난 2016년부터 호황을 이어온 반도체 수출 하강 조짐도 불안요인이다.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과잉 우려와 글로벌 수요 감소 등 사실상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주력 수출품목이다. 반도체 수출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2년간 매월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동안 우리 수출이 호조를 이어온 건 반도체에 의존한 영향이 컸다. 그러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8.3%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역성장한 건 2016년 9월(-2.6%)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20일의 반도체 수출도 2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계속해서 울리는 수출 둔화 경고음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3.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도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6%대에서 3.7%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관계부처 차관급, 수출지원기관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장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여하는 수출전략회의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총력 수출지원체제를 가동해 수출업계를 밀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전략회의가 범부처 수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수출통상대응반·수출활력촉진단을 구성해 기업들의 수출 애로를 파악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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