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석화업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에 사활 건다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5 17:02

수정 2019.01.25 17:02

플라스틱보다 내구성 강하고 금속보다는 무게 가벼워 장점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발표에 올 자동차 EP 수요 증가 기대감
SK케미칼 직원이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PCT 소재로 만든 차량용 커넥터를 선보이고있다. 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 직원이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PCT 소재로 만든 차량용 커넥터를 선보이고있다. SK케미칼 제공

석유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ngineering Plastics:EP)' 생산을 두고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묶고 있다.

EP는 기존 플라스틱 대비 내구성, 내열성, 내화학성 등 물성이 훨씬 좋으며 금속을 대체할 정도로 강도가 뛰어난 소재다. 반면 금속보다는 가벼워 점차 금속 시장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자동차, 전기전자, 항공 분야 등에서 고기능성 부품소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EP는 석유화학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가장 먼저 손꼽혀왔다.

2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2~3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경량화 붐과 높아지는 전기차 수요 등으로 자동차 부품으로 쓰일 수 있는 EP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국내 EP시장만 쳐다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체 EP 중 자동차 분야가 차지 하는 비중은 대략 30~40%로 가장 많다. 이어 소비재 및 산업용 30%, 전기전자용 20%대 순이다.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변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EP 생산라인 증설, 인수합병(M&A), 신소재 개발 등 매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더욱 반색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공급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EP 매출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올 자동차 EP 수요 소폭 증가 전망

올해 국내 전체 EP 수요는 상승세를 나타내겠지만 자동차부품 소재 관련 수요는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EP 전세계 시장규모는 연간 1030만t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플라스틱 시장의 약 10%정도를 차지하는 규모다. 화학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EP시장이 연간 53만t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용 EP는 2013년~2017년까지 연평균 7.4%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1~2년동안 성장세가 1~3%대로 낮아졌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로 제조업 자체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실정인 가운데 특히 자동차 업체들이 고전하면서 올해 자동차용 EP시장이 소폭 확대하는 정도로 그칠 것으

로 본다"면서도 "최근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EP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범용 플라스틱의 수요 증가율은 연간 4~5%다. EP는 이보다 높은 15~30%의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EP 글로벌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5%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 석유화학기업들 EP 공들이기

EP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는 보이는 곳은 LG화학이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등은 M&A 매물로 나온 글로벌 화학 기업인 독일 바스프(BASF)의 EP 사업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 EP 사업부의 예상 매각가는 약 5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시장은 파악하고 있다. LG화학은 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EP 제품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20만t, 해외 20만t 총 40만t 규모의 EP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해외 생산거점별 증설을 추진중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계열사인 SKC와 손잡고 자동차 경량 케이블·디스플레이용 소재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양사는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PCT로 만든 고부가 필름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PCT 필름은 기아자동차 니로 전기차에 공급되는 경량 케이블의 핵심소재로 쓰인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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