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 무대 옮긴 즉시연금 …금감원 사상 첫 소송지원
소송 민원인 2명 지원…작년 9월 재판부 배당
금감원 "분조위와 같은 결론 나도록 도울 것"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금융감독원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논란과 관련해 삼성생명·한화생명과 법원에서 맞붙게 된 민원인 2명에 대한 소송지원에 착수했다. 금감원이 소송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논란이 사실상 금감원과 보험사 간 법리다툼으로 전환됐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생명·한화생명이 즉시연금과 관련해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 당사자인 2명을 돕기 위해 최근 보험 전문성이 높은 변호사를 선임했다.
금감원은 소송비용 등 전방위로 소송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의 소송지원 범위 등 세부사항은 원장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지원 한계가 따로 있지 않다.
삼성생명이 민원인에게 제기한 소송은 지난해 9월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배당됐다. 현재 원고와 피고 양측은 변론 내용을 담은 준비 서면을 제출하고 소송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첫 공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감원이 사상 처음으로 소송지원에 나선 것은 정보 비대칭성이 큰 보험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가입자의 권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8월 삼성생명은 민원인 A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에 부담을 느낀 A씨는 금감원 민원을 취하하는 등 대응을 포기한 바 있다.
금감원의 소송지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 결정에 대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분조위와 법원이 내린 결론이 같아야 앞으로 분조위에 대한 신뢰가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애초 이번 소송은 즉시연금 관련 분조위 결정에 대한 보험사의 반발로 해석되기도 했다.
소송 대리전을 앞두고 금감원은 다방면으로 보험사를 압박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한국은행 출신인 이성재 부원장보를 보험 담당으로 앉혔다. 이 부원장보는 2016년 보험준법검사국장 시절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의 중징계를 끌어내 백기투항을 받아낸 인물이다. 윤 금감원장이 부활시킨 금융회사 종합검사도 보험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카드다.
보험사는 금감원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윤석헌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비자 권익 보호 대척점에 보험사가 있다고 여겼다"며 "보험사에 지속적으로 칼날을 겨누고 있어 언제, 어떻게 휘두를지를 두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즉시연금은 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낸 후 그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만기 때 만기보험금을 돌려주는 만기환급형이 미지급 논란의 대상이다.
예를 들어 즉시연금 가입자가 1억을 맡겼다면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로 600만원이 차감된다. 보험사는 나머지 9400만원을 운용해 매월 연금액을 지급하는데, 연금액에서 일부를 떼어 만기 때까지 600만원(만기보험금 지급재원)을 채워 만기보험금을 돌려준다.
즉시연금 사태는 약관에 연금액에서 만기보험금 지급재원을 뗀다는 내용이 없어 발생했다. 이에 연금액을 덜 받았다는 민원이 금감원에 접수됐고 분조위는 보험사에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연금액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이후 금감원은 전 생명보험사에 같은 사안에 대한 일괄 처리를 권고했는데, 대부분의 보험사가 불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