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家 장녀’ 한솔그룹 창업주 이인희 고문 별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30 18:15

수정 2019.01.30 18:15

삼성서 독립 후 한솔그룹 일궈내 국내 대표적 여성 경영인 꼽혀
재계 "섬세하고 강력한 리더십" 평..뮤지엄 산 건립 등 문화예술 열정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한솔그룹 제공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한솔그룹 제공

30일 타계한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90)은 국내의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삼성에서 독립해 오늘날의 한솔그룹을 일군 장본인이다. 이 고문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해 기존 전주제지였던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꾸고 본격적인 독자 경영에 나섰다.

이 고문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최초로 순 우리말을 사용해서 사명을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사업이념이었던 '사업보국'을 체감하며 자랐던 이 고문의 국가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고문은 회사 안팎에서 여성 경영인으로서 섬세한 면모를 갖췄으면서 경영활동에 임해서는 누구보다 담대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췄던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 고문은 삼성에서 분리 당시 제지사업 중심이었던 한솔을 현재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성장시키며 강력한 리더십과 실천력을 보여준 것으로 재계에서 평가 받고 있다.


이 고문은 이병철 회장과 고 박두을 여사 사이의 장녀로, 삼성가 맏이로서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으며, 아버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이 고문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공로가 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고문은 어린시절부터 평소 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이 도자기, 회화, 조각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는 것을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착실히 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은 이 고문의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화제가 됐으며, 세계적인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개나 설치돼 개관 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 언론인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서도 '다른 곳에는 없는 꿈 같은 뮤지엄'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찬사 뒤에는 이 고문의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이 숨어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 고문은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여성인재 육성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 고문은 고 박두을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삼성가 여성들이 함께 설립한 두을장학재단의 맏어른으로서 많은 여성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신경 썼다.
두을장학재단은 지난 17년간 약 500명의 학생에게 전달되어 우리나라를 이끄는 여성파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자녀로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씨, 조자형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며 영결식 및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7시 30분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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