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후폭풍·로드숍 부진, 아모레퍼시픽 vs LG생건 실적 갈랐다
아모레 작년 영업익 25%↓ vs LG생활건강 '영업익 1조시대' 희비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정혜민 기자 = LG생활건강은 웃고 아모레퍼시픽은 울었다.
국내 화장품 업계 순위 1·2위를 다투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20%대 비율로 급감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며 승승장구했다.
◇ 예고된 부진…로드숍 '휘청'거리는데 사드여파까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5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6조782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증가율이 '0.8%'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23% 급감한 3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일부 자회사의 국내 매출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 "광고선전비과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판관비) 확대로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계열사 아레모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20억원으로 전년보다 19%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초부터 '케이(K) 뷰티' 열풍을 이끌었던 '로드숍'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회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브랜드를 앞세워 '로드숍 사업' 호황을 주도했다. 로드숍이란 길거리에 줄지어 들어선 '원(단일) 브랜드' 판매 매장이다. 로드숍 사업에 제동을 건 것은 일종의 편집숍인 'H&B'(헬스앤뷰티)이었다. 최근 몇년 간 눈에 띄게 증가하는 H&B숍은 로드숍과 달리 다수의 브랜드를 입점해 판매한다.
화장품 유통 대세가 'H&B'로 이동하면서 아모레퍼시픽 뿐 아니라 '스킨푸드' 같은 전통 로드숍 강호 업체도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판매 신화를 이끌었던 브랜드숍이 부진의 원인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브랜드숍이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고가 화장품 경쟁에 밀린 점도 부진 원인이다.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유통 브랜드 경쟁력이 나빠지는 '사드 여파'에서도 아모레퍼시픽 계열사들이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LG생건, '차석용 매직'으로 힘찬 날개짓…'영업익 1조원' 열어
반면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은 '고가 화장품'과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7%늘어난 1조393억원이다. 지난 2014년 영업이익 5000억원 고지를 돌파한지 4년만에 이룬 쾌거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업계에서는 '차석용 매직'이 통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1월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돼 적자 회사를 탈바꿈시켰다. 그는 코카콜라 음료, 더페이스샵, 해태음료 등 그간 20여건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키며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사드 리스크로 위축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고가 화장품'에 집중해 매출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비용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고가 화장품 브랜드로 집중하는 전략이 적중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해 화제가 된 '후'(LG생활건강 브랜드)의 중국 매장 수는 200개에 불과하다. 유통 비용을 최소화해 수익성을 제고한 전략이다.
후 브랜드는 출시 14년 만인 2016년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조원을 돌파하는 데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국 관광객수 둔화에도 지난해 후 매출은 40.8% 급증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후가 중국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 내 점유율이 2.4%에 불과해 로레알 랑콤(8%)와 에스테로더 (7.9%)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 향후 점유율 확대의 여지는 충분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후' 쏠림 현상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를 이을 차세대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고성장을 위해서는 후를 잇는 차세대 브랜드가 필요하다"며 "특히 후의 성장으로 기저효과가 높아진 상황에서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트리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