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흡연자들은 대체재로 크게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체형(액상) 전자담배를 대표적으로 찾고 있다. 흡연자들이 이들 전자담배를 찾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당장에 담배를 끊을 순 없지만 유해성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자담배 급속한 성장세에 비해 역사가 짧아 독성물질이나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는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다.
그런데 최근 액상 전자담배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Harvard University)의 과학자들이 액상 전자담배에서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향료가 사람의 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자 담배에서 사용하는 각종 향을 내는 물질이 사람의 기도에 있는 작은 모발 모양의 돌기인 섬모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건강의료 전문 매체 ‘뉴스 메디컬’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상피에 전자담배 향료가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최초의 연구다.
우리 기관지의 섬모는 50~70%가 상피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세포들은 기도에서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나, 점액 등 기타 입자를 걸러주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이 섬모들이 제 기능을 못할 경우 사람은 만성 폐색성 폐질환(COPD) 및 천식과 같은 기관지 질환을 겪을 수 있고 폐 기능도 함께 약화된다. 그래서 연구팀은 맑은 공기와 함께 적절한 호흡이 우리 기관지와 폐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의 조사 결과, 액상 전자담배를 꾸준히 사용하면 화학적 향료가 이 기관지 섬모의 생산과 기능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험 된 전자담배 중 90% 이상의 향료에서 다이아세틸(Diacetyl)과 아세틸프로피오닐(2,3- pentanedione)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다른 화학 물질의 약은 적었다.
연구팀은 이 두 물질을 정상적인 섬모에 24시간 노출시켰고, 그 결과 섬모질이 불량해지고 기능이 손상됐다고 전했다.
다이아세틸은 식품에 다양한 인공 맛을 부여하는 대중적인 향료다. 가령 전자레인지용 팝콘이나 사탕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연구팀은 가열된 다이아세틸을 흡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팀은 다이아세틸을 흡입하면 폐에 해를 입히고 폐쇄성 기관지염이나 ‘팝콘 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팝콘 폐는 폐 조직이 흉터가 되어 좁아지는 현상이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심각한 호흡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곳에서나 이를 감독해야 하는 정부에서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경고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셉 알렌 교수는 “전자담배 사용자는 흡입 안전을 검사한 적이 없는 향미료를 가열해 흡인하고 있다”면서 일부 제조업체는 다이아세틸이나 아세틸프로피오닐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러면 대체 어떤 화학 물질을 향료로 사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난 1일 발간된 자연과학연구서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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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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