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오토에버 상장 잰걸음…현대차그룹 계열사 교통정리 '속도'

뉴스1

입력 2019.02.19 10:10

수정 2019.02.19 10:10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뉴스1DB)/ News1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뉴스1DB)/ News1

계열사 체질개선, 지배구조 재편 지렛대 마련 해석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오토에버가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자 한달 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속도면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 후속절차를 거쳐 다음 달 기업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오토에버의 상장 목표일은 3월 28일이다.

19일 오토에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7년 매출 1조4733억원, 영업이익 73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및 영업이익은 9965억원, 490억원이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오토에버는 정보시스템 개발 및 운영, 컨설팅 엔지니어링 서비스, 디지털 마케팅 등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공모주식수는 351만주로 희망가 4만∼4만4000원을 적용한 공모예정 가격은 1400억원에서 1500억원 안팎이다.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던 이 회사 상장추진은 자동차 제조업과 IT를 결합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적인 선택이다.

지난해 10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합병 결정에 이어 오토에버 상장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계열사 교통정리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 재추진에 대비한 사전정지 작업이기도 하다.

사업체질 개선 목적의 선행 작업이 이뤄지면 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 등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과제를 추진할 때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사업 분할·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재편방안을 추진하다 주주 반대에 가로막힌 전례가 있다. 모비스는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올리고 글로비스는 덩치를 키우는 균형 잡힌 방식이었으나 사전예고 없이 추진하며 실패를 경험했다.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업재편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후속 작업 추진에 시장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지배구조 재편을 단순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추진하기 보다 현대차그룹 경쟁력 강화와 묶어 진행해 주주 반대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오토에버 상장이 다른 계열사 기업공개의 지렛대가 될 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2.35%, 기아차 1.74%,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위아 1.95%(29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1.72%(6200억원)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룹 핵심인 현대·기아차 지분은 매각하기 어렵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정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계열사로 뿔뿔이 흩어진 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해야 한다.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이루고 있는 모비스 지분매입에 필요한 자금만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자금원이 될 수 있는 계열사는 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 2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공개 등으로 지분차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오토에버 상장을 계기로 주력 계열사 기업공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의 배경이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덩치와 내실을 다져 주가를 견인하면 순환출자 구조 고리를 끊는데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현대다이모스·파워텍 합병결정의 경우 계열사 이합집산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그룹 지배구조 재편 방안을 재추진할 때 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사업 분할·합병안이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오토에버 상장이 그룹 순환출자 해소 및 승계에 필요한 자금원 역할을 할 여지는 낮다. 오토에버 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이 상장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지분차익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 지분의 19.5%는 정 부회장이 보유 중이다.
최대 주주인 현대차의 지분율은 28.96%다. 기업공개 후 주가가 10만원선에 이른다 해도 정 부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1000억원을 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서두르기보다 충분히 무르익을 때까지 선행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모습"이라며 "기본적으로 사업체질 개선, 경쟁력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는데 이는 시장과 주주설득을 이끌어내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