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안중근, 유관순 그리고 이름모를 영웅.. 그들의 3월을 기억하라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5 16:28

수정 2019.02.25 16:28

3·1운동 100주년, 무대를 달구다
10년째 공연중인 뮤지컬 영웅부터 유관순 열사 담은 영화와 오페라
식민지 시대 윤동주의 고민과 독립에 몸바친 수많은 청년 그린 창작가무극·뮤지컬 잇따라 막올라
안중근(1879-1910) 의사부터 유관순(1902-1920) 열사, 윤동주(1917-1945) 시인 그리고 이름 모를 독립투사들까지 일제강점기 불꽃같이 살다간 이들의 삶이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 운동가를 다룬 뮤지컬과 오페라, 가무극이 새봄 공연장을 달군다. 3.1운동을 전후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는 이들의 삶은 항일운동의 거대한 발자취를 엿보게 한다.

10년째 안중근을 연기하는 정성화 출연의 뮤지컬 '영웅'
10년째 안중근을 연기하는 정성화 출연의 뮤지컬 '영웅'

■안중근 의사 마지막 1년 '영웅'

안중근 의사는 3.1운동이 일어나기 10년 전인 1909년, 만주 하얼빈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했다. '영웅'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한 창작뮤지컬로 당시 서른 살 안중근의 마지막 1년을 집중 조명한다. 안 의사가 동지 11명과 목숨 걸고 구국 투쟁할 것을 손가락을 끊어 맹세하고 히로부미 저격 후 수감돼 순국하기까지 격정의 행로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올해 10주년 기념공연은 지난 22일 대구에서 개막했다. 서울 공연은 3월 9일~4월 21일까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어진다. 2009년 초연 때부터 벌써 10년째 안중근을 연기하는 정성화와 성악가 출신으로 쩌렁쩌렁한 성량과 안정적 발성법이 장기인 양준모가 안중근을 연기한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3.1운동 한가운데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

안중근 의사가 지핀 항거의 불씨는 10년 뒤인 1919년 3월 1일, 전국에서 활활 타오른다.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한 17살의 유관순은 부모가 일본 헌병의 총구에 희생되는 시련에도 저항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합창단이 3월 2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하는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는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오페라 칸타타 장르에 담는다. 합창, 중창, 독창의 음악적 요소와 오페라의 연기적 요소를 결합해 그날의 함성을 재현한다. 특히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80여명의 시민이 유관순 역의 소프라노 서선영,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쳐 그 의미를 더한다.

예술총감독인 강기성 서울시합창단장은 "어린 나이에 목숨 바쳐 애국한 유관순의 모습은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한번쯤은 봤으면 한다"고 바랐다. 유관순은 스크린에서도 부활한다. 흑백으로 만들어진 고아성 주연의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2월 27일 개봉한다. 또 만삭의 몸으로 유관순과 함께 서대문형무소 8호 감방에 수감됐던 '파주의 유관순' 임명애(1886-1938)의 생애를 담은 뮤지컬도 오는 8월 15일 선보일 예정이다.

재공연되는 창장가무극'윤동주, 달을 쏘다'
재공연되는 창장가무극'윤동주, 달을 쏘다'

■식민지 청년의 자화상 '윤동주, 달을 쏘다'

"3.1운동 이후 수많은 민중들이 독립의지를 불태우며 중국으로 간도로 러시아로 건너간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간도 땅 용정에서 태어난 시인 윤동주가 있다. 3.1운동이 국권회복을 위한 전 국민의 거대한 함성이었다면 시인 윤동주는 국권을 잃은 작은 반도 땅 가운데서 끝없이 고뇌하며 몸부림치는 한 청년의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예술단의 권호성 예술감독 겸 연출은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공연이 갖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뮤지컬계 역사극 대중화를 이끈 한아름 작가와 오상준 작곡가 콤비의 작품답게, 2012년 초연 이래 매 공연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서울예술단의 대표작이다. 이번 '3·1운동 100주년 기념' 다섯 번째 재공연에서는 윤동주 역할로 신상언이 새로 투입된다.

권호성 예술감독은 "원년 멤버인 박영수가 관록의 연기로 시인 윤동주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면, 해맑은 웃음이 윤동주와 똑 닮은 신상언은 누구보다 속살 여린 젊은 청춘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3월 5일~1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독립을 위해 청춘을 바친 청년들을 그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독립을 위해 청춘을 바친 청년들을 그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 '신흥무관학교'의 독립투사들

3.1운동 이듬해인 1910년 '경술국치'로 국권을 빼앗긴 후 2011년 5월, 서간도에 신흥강습소가 설립됐다. 항일무장투쟁의 요람이자 신흥무관학교의 전신, 이른바 대한민국 육군의 뿌리다. '신흥무관학교'는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다.
역대 군 뮤지컬 중 처음으로 앵콜 공연이 확정됐을 정도로 재미와 감동을 갖췄다. 군복무중인 지창욱, 강하늘 등이 출연한다.
2월 27일~4월 21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관객을 맞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