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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실업·부산주공·두산건설 등 실적 나빠지자 투자심리 위축
풋옵션 행사 비율 50~100%
풋옵션 행사 비율 50~100%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부여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풋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장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최근 업황이 좋지 못하거나 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들에 대해 풋옵션 청구가 늘어나자 해당 기업들은 현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부품사와 건설사 등에 대해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비율이 50~100%에 이를 정도로 채권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동국실업이 2017년 6월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 행사 신청(2018년 12월 18일~2019년 1월 17일)을 받은 결과 행사비율은 87.5%에 달했다.
최근 동국실업의 주가가 1000원선 아래에 머물고 자동차부품업의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풋옵션 행사 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국실업의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잠정 영업손실은 179억원으로 2017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같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부산주공도 올해 1월 2017년 7월 발행한 CB(40억원)의 풋옵션 행사 신청을 받은 결과 행사 비율이 56.25%에 달했고, 22억5000만원을 조기에 상환했다.
대기업 계열사도 풋옵션 행사를 피해 가지 못했다. 두산건설이 지난 2017년 3월 발행한 두산건설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풋옵션 청구기간 동안 조기상환 청구 비율은 88.12%이나 됐다. 두산건설이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신용도까지 흔들리면서 원금에 대한 조기상환 요청이 급증한 것이다. 두산건설은 약 13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키로 했다.
반도체업체인 제주반도체, 코스피 상장사인 오리엔트바이오와 JW홀딩스이 발행한 채권도 풋옵션 행사비율이 80~90%에 이르렀다.
채권 유통시장에서는 비우량채에 대한 손바뀜도 활발하다. 회사채 가격 변동 폭이 커지면서 만기보유가 아닌 매매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비우량채를 사는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반면, 기업의 가치와 함께 채권 가치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자들은 팔아치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채권은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 BW, 한화건설 교환사채(EB), 아이에스동서 CB, SK해운 회사채 등 대부분 BBB급 비우량채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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