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윗선 지시…보건소장에 전달돼 강제입원 시도"
李측 "대면 없이 제3자 작성 서류만으로도 입원 가능"
(성남=뉴스1) 유재규 기자 = 4일 열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는 이 지사의 친형(고 이재선씨)에 대한 지난 2012년 당시 성남시청 공무원들의 진술서가 윗선의 지시를 받아 작성된 것인지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진술서가 보건소장에게 전달되면서 강제입원 시도에 쓰였다고 주장했고, 변호인 측은 제3자에 의해 작성된 서류일지라도 내용에 신빙성이 있으면 강제입원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논리를 펴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친형 강제진단’ 관련 이 지사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7차 공판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 3호 법정에서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8시까지 12시간 가량 진행됐다.
검찰 측은 2012년 성남시청 행정지원과 의전팀에서 근무한 검찰 측 증인 김모씨와 조모씨 등 2명을 상대로 "진술서 하단 수신자에 '분당구보건소장'이라고 기입돼 있는데, 이미 진술서 작성 시 해당 문건이 어디로 가는지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문서 작성 시 일반적으로 맞추는 행간, 줄간격 등이 전부 똑같기 때문에 이는 누군가로부터 진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와 함께 문서양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검찰 측 증인들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2012년 당시 작성한 진술서를 통해 "친형인 재선씨가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각종 악성 게시글을 게재하거나 시청에 직접 방문해 행패를 부리고, 시청에 전화를 걸어 시청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협박을 하는 등 업무에 지장을 줬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이 지사가 친형의 폭력적인 행동이 시정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직원들에게 '형님이 정신질환을 보인 행동을 진술서에 기입하라'고 지시한 뒤 그 문건들을 취합해 분당구보건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모, 조모씨는 한목소리로 "진술서 수신자에 '분당구보건소장'이 왜 기입됐는지 알 수 없으며 누가 지시하거나 양식을 전달받은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2년 당시, 재선씨가 시장실 쪽에서 윗통을 벗고 드러눕거나 각종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의 사실 정황만 썼을 뿐 그 외 부분은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검찰은 이에 "공무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된 문서가 어디로 가는지, 왜 진술서를 쓰는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말이냐"며 답변의 진의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때 당시는 이 사건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진술했다.
이재명 지사 변호인 측도 검찰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변호인 측은 "2012년, 재선씨가 시청직원들의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직원들 사이에서 악성 민원인으로 회자되는데 당연히 진술서를 통해 전체 문건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증인들이 여러차례 증언했듯이 당시 직원들이 '재선씨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비일비재 했고 이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보건소에 맡겨 차라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자'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제입원이) 전문의나 전문요원이 대상자를 대면하지 않고 비전문가인 제3자가 대상자의 언행에 대해 기록한 서류만을 검토하는 것도 그 내용 및 관련 자료에 신빙성이 높다고 보이면 '발견'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한 보건복지부의 구 정신보건법 제25조 조문 관련 유권해석(2018년 10월 분당경찰서에 회신)을 제시하며 ‘대면진단이 필수’라는 검찰 측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 성남시정신보건센터장은 "발견은 전문의가 직접 대상자를 만나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해 검찰측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 지사의 8차 공판은 7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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