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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사미' 해결위해 찾는놈, 막는놈, '거르는놈', 그리고 바꾸는 놈 (3편 거르는 놈) )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6 14:22

수정 2019.03.06 14:32

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삼한사온' 대신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다.

수도권에는 6일 현재 6일째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져 있다. 2017년 1월 제도 도입 이후 연일 연속 발령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9개 시·도에 이어 3월 5일에는 12개 시·도, 그리고 6일은 14개 시·도에 비상저감조치가 발효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현재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첨단과학기술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간 협력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전략프로젝트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발생부터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연구해 맞춤형 관리가 가능한 해결책을 찾겠다는 것이다. 분야에 따라 영화제목을 빗대 '찾는 놈', '막는 놈', '거르는 놈' 그리고 '바꾸는 놈' 등 출연연구원들의 역할은 다양하다.

■'거르는 놈' 미세먼지는 걸러내자
미래에너지플랜트(FEP) 융합연구단이 각종 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발생과 배출을 억제하는 '초미세먼지 및 유발물질 제거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과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각각 입자상(1차 초미세먼지)과 가스상(2차 초미세먼지) 물질 제거 분야를 담당해 초미세먼지와 관련 유발물질을 높은 효율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1, 2차 초미세먼지를 기존 배출량 대비 90%이상 줄일 수 있다.

'거르는 자'들은 이미 굴뚝 밖으로 나온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는 기술을 연구한다. 대표적인 것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필터들이다. 효과적인 필터 개발을 위해서 '나노' 기술까지 동원되니 PM10 크기의 미세먼지뿐 아니라 초미세먼지, 더 나아가 초미세먼지의 100분의 1 크기인 2.5㎚(나노미터) 입자까지 걸러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일회용으로 사용하던 필터를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새로운 환경문제를 미리 방지하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필터와 비슷한 맥락으로 '집진'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공기 중에 떠다니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미세먼지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전기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모으고 붙잡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은 공동연구를 통해 초미세먼지(PM2.5)를 포집할 수 있는 고성능 기능성 나노 섬유 기반 초미세먼지 필터 제조에 성공했다. 이 필터는 기존 포집 필터의 성능을 약 25% 향상할 수 있는 기술로, 낮은 소비 전력으로도 효과적으로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어 자동차용 공기청정기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세계 최초로 재활용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의 미세먼지 필터와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필터를 개발했다. 재활용 필터는 차세대 나노소재인 '질화붕소나노튜브(BNNT)'를 활용해 기공에 걸린 미립자를 태워 제거하는 방법으로 재활용한다. 한편, 초미세먼지까지 필터링하면서도 통기성을 유지하는 특수소재는 마스크는 물론, 공기청정기, 창호에 붙일 수 있는 소재로 3~4년 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은 서울교통공사와 연세대학교 등과의 공동 개발로 기존 분진 흡입차를 대폭 개선해 초미세먼지 집진 효율을 90% 이상 올린 터널 초미세먼지 제거 차량을 개발해 선보였다. 디젤 연료를 썼던 이전 제품과 달리 전기 배터리를 사용해 매연이 생기지 않는다.
연구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표준화 과정을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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