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이상이 '미투 운동' 지지…남녀 갈등 프레임에는 우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미투운동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의견 발표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높은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투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선 '남녀 간 갈등' 프레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해 우리 사회 성평등과 관련해 가장 큰 이슈였던 '미투운동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의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59세 성인남녀 2012명(남성 1030명, 여성 9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2월27일부터 3월4일까지 전화로 진행이 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8%p다.
조사 결과 성별, 연령대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응답자의 70.5%(여성 80.7%, 남성 60.7%)가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에서 미투운동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공감대를 얻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여성의 경우 연령대별로 큰 차이 없이 지지도가 80% 내외를 보였지만 남성 20~30대의 경우 50% 안팎의 낮은 지지(20대 47.2%, 30대 52.1%)를 보였다.
또한 미투운동이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이 과거에 자신이 했거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들었던 말과 행동 등이 성희롱·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성희롱·성폭력 피해 신고 후 사건이 합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아(35.6%) 향후 신뢰할 수 있는 사건처리 시스템 구축이 과제로 남았다.
'미투운동 이후 내가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신고하면, 합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신뢰가 생겼다'에 대해 60%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앞으로 미투운동을 지속하는 데 극복해야 할 문제로 남녀갈등 프레임(34.9%)을 꼽았다. 여성은 32.2%, 남성은 37.4%가 권력을 악용한 성폭력을 남녀 갈등 문제로 몰아가는 태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밖에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27.6%), 피해자의 2차 피해(21.0%) 순이었다.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미투운동이 성희롱·성폭력이 권력에 기반한 사회구조적 문제인 점을 환기시켰고, 우리 국민의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성범죄가 합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낮은 점은 향후 우리가 성희롱·성폭력에 대해서 개별 조직과 사회가 민감하게 대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사·사법체계도 변화된 국민의 의식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