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미성숙 해서 안돼" 울산 청소년의회 조례 논란

찬반단체 어른들 몸싸움에 공청회는 파행
청년 정치참여 가로막혀 vs
정치적 도구로 변질 우려
시대적 흐름 역행 등 논란

지난 15일 열린 울산시의회 청소년조례 공청회가 반대측의 단상 점거 등으로 파행겪은 가운데 찬반측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최수상 기자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의회와 시민단체가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안을 두고 3개월 이상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관련 공청회는 어른들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15일 울산시의회는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의회 조례 관련 시민 의견 수렴과 토론을 위한 '모두 모여 토론해봅시다 울산시 청소년의회' 공청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는 청소년의회 조례안에 반대하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 200여 명이 항의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조례를 발의한 이미영 부의장 등 시의원 6명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청회의 파행으로 6개월 동안 교사와 학생들의 노력이 한 순간 사라졌다"며 "민주주의 정치와 절차를 위협하는 심각한 일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미영 부의장은 "공청회는 찬성 측의 입장만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고 반대측의 발언의 기회를 주겠다는 사회자의 거듭된 요청까지 있었지만 정작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반대측의 단상 점거와 비합리적 구호만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시의회가 제정하려는 청소년의회 조례안은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만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이 주체가 돼 청소년의 정치적 참정권과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울산시의회 운영방식과 유사한 의회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청소년이 청소년 관련 정책을 만들고 울산시의회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정책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의회에서 제안된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한다는 의도에서다.

청소년의회는 청소년 정책과 예산에 관한 의견수렴, 토론, 참여 활동을 하고, 수렴된 의견을 반영한 정책과 사업, 예산반영, 입법제안 의견을 시의회에 제출한다. 의원은 임기 2년에 25명으로 구성되며, 울산시장은 청소년의회 활동을 위해 의원 신분증, 배지 등 운영에 필요한 경비, 교육과 견학비용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울산시의회 시의원들이 18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소년조례 공청회 파행과 관련해 반대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그러나 나라사랑운동본부를 비롯한 반대측은 이러한 청소년의회 조례가 학생을 정치 도구화하는 것이라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청소년의회 조례는 아이들의 인성과 학업 습득을 방해하고 어른들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될 것을 우려했다. 또 아이들이 공부할 시간에 시의회 행사에 청소년과 교사를 동원시키는 것은 학습권 침해이자 근무시간 이탈이라는 주장이다.

공청회장에서 이들은 '황세영 시의장 사퇴'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토론회장에 입장해 행사 내내 '공청회 원천 무효'라는 구호를 외쳤고, 이 과정에서 찬반 참석자들이 서로 밀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앞서 지난 13일에도 "청소년은 아직 정치적, 사회적 판단 능력이 성숙하지 못해 공적 사안을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다차원적으로 숙고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따라서 청소년들의 정치적 판단이나 의사 표현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시민들은 독일, 벨기에 등 유럽 선진국에서 청소년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유엔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보수성향의 어른들이 '정치색'을 덧씌워 미래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