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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천궁 오발사고, 정비실수로 드러나.. '15억 공중분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1 15:53

수정 2019.03.21 15:53


'천궁 II'. (LIG넥스원 제공)© 뉴스1
'천궁 II'. (LIG넥스원 제공)© 뉴스1
지난 18일 오전 10시 38분께 춘천의 한 공군부대에서 발생한 중거리지대공 미사일 '천궁' 공중 자폭사고 원인이 기계이상이 아니라 정비요원들의 정비 과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21일 '천궁 유도탄 비정상발사 조사결과' 자료를 통해 "비정상 발사는 18일 오전 10시 38분께 연간 계획정비 일정에 따라 천궁 유도탄의 발사대 기능을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천궁 정비작업을 할 때는 유도탄에 연결된 작전용 케이블을 분리한 뒤 시험용 케이블에 연결해야 하는데 당시 정비요원들은 작전용 케이블을 분리하지 않고 점검을 진행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용 케이블은 황색, 시험용 케이블은 흰색으로 각각의 색깔이 명확히 구분되지만, 당시 정비요원들은 작업에 집중도가 떨어져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해당 정비요원 2명은 15년 이상 정비경력이 있는 숙달된 요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기능점검용 노트북을 통해 입력된 모의 발사신호가 '실제 발사를 하라'는 명령으로 유도탄에 전달됐다"며 "이 유도탄은 발사된 후 자동폭발 시스템에 의해 약 3.5초만에 공중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천궁 유도탄의 1발 가격은 약 15억원이다.

천궁은 '콜드런치'(Cold launch·수직으로 발사된 미사일을 공중에서 점화, 비행하는 방식) 방식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다행히 사고 당시 인적, 물적 피해는 없었다. 천궁은 콜드런치 방식으로 발사된 이후 목표물을 타격하는데 발사대를 움직이지 않고 360도 모든 방향의 적과 교전이 가능하다.

공군은 사고발생 직후 공군 작전사령부와 국방과학연구소, 천궁 제조사 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과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비정상 발사의 원인을 조사했다. 천궁 유도탄은 사고원인이 규명됨에 따라 향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천궁 비정상 발사 사고와 관련된 정비요원들은 규정에 따라 문책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공군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고조사과정 중 식별된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 보완하는 한편 국방과학연구소, 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에 자문해 운영절차를 지속 보완해 안전하게 무기체계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은 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르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 미사일로,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동원된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