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가 中企 성장 막는다…'사후관리' 차등 적용해야"(상보)
"지나치게 엄격한 사후관리, 혜택 적게보는 中企엔 '발목'"
"中企→명문장수기업 만들려면…요건 낮추고 혜택 늘려야"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김민석 기자 =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활성화를 꾀하려면 가업상속공제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중소기업에 한해 사후관리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행 가업상속공제제도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중소기업이라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일괄 적용된다. 하지만 엄격한 사후관리 요건에 비해 중소기업의 세제혜택 규모는 작기 때문에 제도의 도입 취지와 달리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사회적 자원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2세들의 책임경영을 위해 사전 증여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기중앙회가 21일 개최한 '중소기업 가업 승계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중소기업 가업승계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강성훈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가업상속공제 정책이슈'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적용범위와 공제혜택이 높은 만큼 기업에 요구하는 '사후관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롭고 엄격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연 매출액 기준 3000억원 미만 중견·중소기업을 상대로 최대 500억원 한도 내에서 가업승계자산 100%를 공제해주고 있다. 가업상속공제제도 적용 대상을 '비상장기업'에 한정하는 일본이나, 수공업·농업 등 특정업종으로 제한하는 프랑스에 비해 적용범위가 넓은 편이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적용 범위가 넓은 만큼, 기업에 요구하는 '사후관리' 요건은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편이다. 강 교수는 "한국의 경우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이지만, 일본이나 독일, 네덜란드는 5년에 불과하고, 영국은 사후관리 기간이 아예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사후관리는 기업규모를 가리지 않고 엄격하게 적용되지만, 세제혜택은 중견·중소기업에 따라 크게 갈린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세제혜택 규모가 크고 정책대상이 매출액 3000억원 미만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사후관리가 엄격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하면서도 "중소기업은 상속세 부담이 중견기업보다 크지 않아 공제혜택 역시 중견기업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는 "지나치게 엄격한 사후관리는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실효성을 저해하고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문장수기업과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연계해 사회·경제적 기여가 인정되는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혜택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가업승계 1세 대표 자격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노재근 코아스 대표이사도 "가업승계지원제도의 취지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토대를 마련하는데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유지, 고유 기술과 노하우 계승의 관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가업승계 2세 대표로 참석한 정태련 흥진정밀 대표이사도 "업승계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증여세 과세특례를 확대해 2세들이 부모가 일군 가업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도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차등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근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변화하는 경제상황 속에서 현 가업승계제도가 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면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요건을 취지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현 신한대학교 교수도 "성숙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명문장수기업 제도에 세제 및 금융혜택을 보완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바람직한 기업 성장의 롤 모델로서 명문장수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만 인식하는 색안경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낡은 편견에서 벗어나 '사회적 자원 육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2세들의 책임경영을 위해 사전증여제도를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이 계획적 기업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가업승계를 장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