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처럼 화재의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이 여파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대용량저장장치는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에 필수 기자재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가뜩이나 지난 2017년 일어난 포항 지진(규모 5.4)이 지열발전소가 간접적으로 촉발한 인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난개발식 태양광 패널 설치가 부른 잇단 산사태를 겪었던 것도 모자라 지난해는 한 달이 멀다 하고 'ESS 화재'가 일어나면서 태양광발전 진흥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가 진흥 중인 각종 재생에너지들이 모두 예기치 않은 함정을 만난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이중의 과제를 안게 됐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부처들은 ESS 업계가 당면한 기술의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집중해 지원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신재생 과속'에 주안점을 둔 에너지 전환정책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가 '판도라'라는 영화 한편을 보고 '원전 제로'를 꿈꿨다면 비합리적 선택이다. 재생에너지가 반드시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음이 최근 속속 드러나지 않았나. 몇 년 전 영화 '설국열차'에서 한번 생산된 에너지가 손실이 전혀 없이 재생되는 영구기관은 허구임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kby777@fnnews.com 구본영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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