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텔 PQS어워드 수상' 김응수 삼성전기 FCB팀장
2017년 이어 2연속 수상…"車시장 확대, 턴어라운드 기대"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고객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핵심 목표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요."
지난 십수년간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왕좌'에 군림했던 미국의 인텔도 삼성의 '기술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재료 부품을 우수한 품질로 공급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인 셈이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각종 전자·재료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는 1만6000여개에 달한다. 인텔은 이들 협력사 중에서 매년 0.2% 수준인 30여곳에 대해서만 우수한 품질력을 인정하기 위해 'PQS 어워드'를 제정해 수상하고 있다.
김응수 삼성전기 FCB팀장(상무)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뉴스1>과 만나 "전세계에서 2년 연속으로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Flip Chip Ball Grid Array)으로 인텔의 PQS 어워드를 받은 곳은 삼성전기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텔의 공식 부품공급사가 1만6000여개에 이르는데 이 중에서 기판을 포함해 1년에 30여개사만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수상의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이달초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2018 인텔 SCQI 시상식'에서 PQS 어워드를 받았다. PQS(Preferred Quality Supplier) 어워드는 인텔과 협력관계를 맺어온 우수품질 공급업체에 주어지는 특별상이다. 인텔이 매년 Δ품질 Δ기술력 Δ지속가능성 등을 종합평가해 시상하는 것으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인텔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2년부터 인텔과 FCBGA 제품의 협력관계를 맺은 이후 누적 4회(2007·2012·2017·2018년) 수상의 기록도 세웠다. 삼성전기의 그룹내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인텔과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김 팀장은 "인텔은 1만개 이상의 협력사들의 공급 품질을 전자 태깅(Tagging) 방식으로 이력을 남겨 관리한다"면서 "삼성전기는 지난 6년간 단 한번의 품질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우수 협력사로 손꼽힌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번에 수상의 배경이 된 제품은 삼성전기 기판솔루션사업부가 생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이다. 이는 PC나 서버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이다.
나노 단위의 미세공정 기반의 반도체가 더 얇고 작아질수록, 이를 실장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도 고차원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반도체의 성능을 저하하지 않으면서도 발열과 소음을 최소화하는 등의 패키징 기술 개발이 관건으로 꼽힌다.
삼성전기 FCBGA팀은 PC에 탑재되는 CPU(중앙처리장치) 기반의 기판을 납품하고 있지만 향후에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상용화될 경우 더 큰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율주행을 비롯한 '오토모티브(Automotive)' 분야다.
김 팀장은 "컴퓨터를 비롯한 IT부문은 성장률이 1~2% 수준으로 활황은 아니다"면서도 "5G 기반의 자율주행이 될 경우 차량 1대에 1000여개의 센서가 탑재되는데 센서나 칩을 위한 FCBGA 기판의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판사업에서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삼성전기는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캐시피터)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과 기판 등을 생산한다. 이 중에서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와 모듈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어선다. 매출 비중이 30% 미만인 기판솔루션사업부의 경우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 팀장은 "올해는 턴어라운드(흑자 전환)가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상반기 내에 가능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오토모티브, 데이터센터용 서버 시장 등이 계속해서 성장세"라고 했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작성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면서도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처럼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게 가능했던 것은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평소부터 강조해온 '고객가치 향상'이라는 경영 비전이 밑바탕이 됐다.
김 팀장은 "CEO가 단순히 캐파(CAPA·생산능력)를 늘리는 방식의 사업 전략을 고수하지 않는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질적 성장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고객지향적 관점에서 고객에게 어떤 솔루션과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근원적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가치를 높이다보면 우리의 밸류(Value)도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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