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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면 ‘허공’…낭떠러지 비상구 충북에 1000곳

뉴스1
5명이 추락한 청주의 한 노래방 비상구 © 뉴스1
5명이 추락한 청주의 한 노래방 비상구 © 뉴스1
문 2개를 통과하면 나오는 낭떠러지 비상구 © 뉴스1
문 2개를 통과하면 나오는 낭떠러지 비상구 © 뉴스1

지난 주말 청주 노래방서 5명 추락…1명 의식 없어
현행법상 문제없어…잠그면 오히려 과태료 300만원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문을 열면 낭떠러지 형태인 부속실형 비상구가 충북에 10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안전시설 설치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이전에 허가받은 건물은 유예기간으로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25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부속실형 비상구는 모두 1027곳이다.

부속실형 비상구는 작은 공간이 있는 두 개의 문을 통과하면 아래가 뚫린 낭떠러지 형태의 비상구다. 완강기나 사다리를 이용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구조다.

난간이나 어떠한 안전 장치도 없지만 현행법상 이 같은 형태의 비상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소는 양방향 대피가 가능하도록 2개의 대피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4층 이하 업소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비상구와 탈출용 완강기 등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이다.

추락 위험 탓에 비상구 입구를 막거나 문을 잠그면 오히려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런 구조로 인해 출입구나 화장실로 착각한 손님들이 발을 딛었다가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2일 오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의 한 노래방 2층 비상구에서 A씨(39) 등 5명이 3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 등 2명이 머리 등을 다쳐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한명은 치료 중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3명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날 회사 회식을 위해 노래방을 찾았다. 이후 동료 2명이 몸싸움을 벌였고 말리는 과정에서 동료 3명과 함께 몸이 엉켜 비상구 아래로 추락했다.

문 입구에 추락위험 문구가 있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 2017년 4월 강원 춘천 노래방 2층 비상구에서 50대 남성이 추락해 치료 중 숨졌고 한달 뒤에는 충남 논산시의 건물 5층 비상구에서 50대 시각장애인이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2016년 부산에서도 같은 사고가 있었다.

정부는 유사 사고가 잇따르자 2017년 12월 관련법을 개정, 다중이용시설 4층 이하의 비상구에는 안전시설과 추락위험표시, 경보음 발생장치 등을 의무로 갖추도록 했다.

하지만 이 전에 허가를 받아 문을 연 업소는 예외다. 2년간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청주의 노래방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도내 1027개 업소는 모두 올해 말까지 안전시설을 갖추면 된다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충북소방 관계자는 “도내 부속실형 비상구 1027곳과 유사한 형태인 발코니형 비상구 700곳에 대해 안전 점검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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