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선 조양호 회장…대한항공 운명의 날
국민연금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표 대결 장담 어려워, 대표이사 20년만에 잃을 수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대한항공 주총을 앞두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해서다. 조 회장 우호지분은 33% 정도에 그쳐 표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대한항공은 27일 강서구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투표에 부친다. 특별안건에 해당돼 주총 참석 주주 중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국민연금 수탁자위원회는 주총 하루를 앞두고 격론 끝에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의 1심 판결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해야 한다는 위원들이 있었으나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며 분위기가 기울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에 총 274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한진그룹은 국민연금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진은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2대 주주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자, 일반 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친다. 판결이 나기 전 국민연금이 반대의사를 드러낸 것은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제고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게 한진그룹 입장이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를 지키려면 주총 출석률 80%를 기준으로 53.33%의 찬성이 필요하다. 조 회장 우호 지분은 33%가량으로 20% 이상의 찬성을 더 받아야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
반면 같은 출석률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지분율 11.56%)에 동조해 외국인 및 소액주주의 15.1%가량만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불발된다. 조 회장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원 이유다.
만약 표 대결에서 진다면 조 회장은 1999년 대한항공 최고경영자가 된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를 잃게 된다. 양측이 얼마나 많은 위임장을 모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