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발행어음 징계, 미래에셋 'SPC 쪼개기' 벤치마크될까
윤석헌 원장 "SPC 거래실질 판단 유념"…최종구 "금융위 상정되면 판단"
한투증권 SPC 경유 발행어음 거래·미래에셋 SPC 활용 공모회피
(서울=뉴스1) 김현동 기자 =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개인대출 제재 논의가 임박한 가운데 과거 미래에셋대우의 랜드마크 72 빌딩 자산유동화증권(ABS)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례 모두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했고 거래의 실질이라는 관점에서는 비교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빠르면 오는 4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개인대출 혐의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거래의 실질이라는 측면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자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 민간 위원 일부는 SPC의 법인격을 감안할 때 이를 자본시장법 상의 발행어음 자금 개인대출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키스아이비제십육차라는 SPC를 세웠고 이 SPC는 최태원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를 체결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SPC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자금흐름만 본다면 발행어음 자금이 TRS 계약을 통해 최태원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SPC 구조나 TRS 거래는 고유의 금융기법이라는 점에서 자금의 흐름만 보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자금을 SPC에 투입한 것이지 최태원 회장에게 빌려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발행어음 조달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하고, 나머지 자금에 대한 개인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7조의6 제2항). 법률이나 시행령은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원칙만 밝히고 있다. SPC를 경유해서 개인에게 대출 등이 이뤄질 경우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다.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개인대출 문제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자금지원 사례는 부산저축은행이나 미래에셋대우가 SPC를 이용한 것처럼 거래의 실질이라는 차원에서 판단해야 하고, 그렇게 봤을 때 최태원이라는 개인에게 이뤄진 신용공여로 자본시장법 위반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거래실질에 기반해서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그런 의견도 있고 반대의견도 있어서 충실하게 조율하고 있다"면서 "거래의 실질판단이라는 점도 유념하고 (발행어음에 대한)최초의 제재 사례라는 점을 감안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투증권 발행어음 사례가 실질적인 개인 신용공여인가'라는 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동의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오면 그때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지 의원이 언급한 미래에셋대우의 SPC 사례는 미래에셋대우가 2016년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을 기초로 ABS를 발행했고, 이를 15개 SPC로 나누어 573명의 투자자에게 사모로 판매한 것을 말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해당 ABS를 팔면서 SPC별 투자자를 49인 이하로 맞췄다. 이를 통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했다. 자본시장법은 신규 발행 증권의 취득 청약을 50인 이상으로 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제9조7항, 제119조).
금융위는 미래에셋대우의 공모 회피를 위한 SPC 쪼개기에 대해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했다. 지난해에는 유사한 공모 규제 회피를 막기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의 랜드마크72 공모 회피나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사례는 법적인 해석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금융감독 당국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