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영양사회, 친환경 급식 지원 방식 놓고 '강대강' 대치
영양사회 "보이콧 마다 않을 것"
남구 "철회 방침 없어 원칙대로"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 남구가 지난 4일부터 친환경 급식 식재료 공급을 시작한 가운데 식자재 구매 방식을 놓고 울산시영양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남구는 친환경 식재료의 50% 차액지원을, 영양사회는 지원금의 자율적인 사용을 주장하며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남구는 영양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최근 초·중·고 친환경 급식지원 사업 공청회를 열었지만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4월 중순께 '친환경 급식 심의위원회'를 다시 열겠다고 27일 밝혔다.
남구는 친환경 급식 식재료 구입 시 남구와 학교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일대일 매칭방식으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는 기존 일반 식재료 구입비에서 구비 지원을 받아 친환경 식재료로 전환하는 방식이어서 학교의 추가예산 편성 등의 부담은 없다.
예를 들어 일반 식자재 구매비용이 100원이라면 친환경 농산물의 경우 40%가량 비싼 140원인데, 학교가 친환경 품목을 구매하면 이중 50%인 70원을 구청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학교는 일반농산물(100원) 보다 싼 가격에 친환경 농산물(70원)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울산시영양사회는 이 지원금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구매하는 지역농산물의 단가가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공청회에서 박미애 영양교사 회장은 "친환경 급식에 동감하지만 남구가 이 정책을 아이들의 건강한 먹거리가 아닌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영양교사들은 "학교가 급식 한 끼당 시·구비로 280원을 지원받으려면 기존 급식비 280원을 합해 총 560원의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며 "지역농산물의 단가가 비싼데 총액이 제한돼 있어 학교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남구가 기존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책 '보이콧'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권찬우 남구 경제정책과 농수산 주무관은 "친환경 급식비 지원은 기존 무상급식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이 아니다"며 지급 방식 철회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영양사회가 반발하는 이유로 당초 무상급식비가 부족한 점과 '학교급식 식품 지원사업'이 본래 사업의 취지대로 진행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2011년부터 시행돼 온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사업'은 울산시와 각 구·군청이 학교가 지역 우수농산물을 적극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농업 육성과 농산물 수급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행정청이 학교의 친환경 우수농산물 구입에 따른 차액금을 지원해 1식 평균 급식비 3200원 중 약 300원가량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울산시와 각 구·군은 18억원씩 총 36억원의 예산을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차액지원을 위해 집행했다.
그러나 지원금을 받은 각급 학교의 정산 내역을 보면, 지역 외의 농산물이 80%, 지역농산물은 20%밖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원금을 각 학교들이 일반 학교급식비에 포함해 일반 식재료를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권 주무관은 "행정청의 관리 부재로 '학교급식 식품 지원금'을 영양사회가 무상급식비 부족분을 보충하는 금액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남구가 새롭게 시행하는 친환경 급식 지원사업은 기존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사업'을 원칙대로 지키고, 친환경 비율을 더 높이기 위해 발전시킨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급식비가 모자라면 무상급식비를 인상해달라고 해야 할 사안이지, 이번 친환경 급식 지원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이번 사업의 취지가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자는 것인데 과거의 방식대로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면 그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남구의 경우도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사업의 명목으로 시·구비 11억2000만원(급식비 총액의 70%)이 투입됐고 학교자부담 5억8000만원(30%)이 급식비로 쓰였지만, 학교입찰 식재료 구입 내역에 따르면 지역 외의 농산물 사용률이 80%, 지역 농산물은 20% 사용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타지자체의 경우 일반식재료를 친환경 식재료로 전환해 구매할 때 통상적으로 구비 40%, 학교부담 60%정도로 부담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양사회의 이같은 주장이 식재료 관리에 대한 반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원방식이 기존과 달라 편안함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남구의 경우 현액지급(일반 입찰 후 영수 처리)이 아닌 현물지급 방식으로 식자재를 지원하는데, 농산물을 친환경급식센터가 확보해 학교로 보내는 방식이다.
이는 지역 친환경 농수산물의 경우 농가와의 협약을 전제하는 계약재배 방식이라 농산물이 대략적으로 얼마나 필요한 지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현액지급 방식보다는 절차가 다소 복잡하지만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일정정도 기여하는 장점이 있다.
울주군 두동친환경생산자협의회의 한 생산자는 "지금 친환경 급식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건강한 한끼'를 아이들이 보편적 복지차원에서 누릴 수 있도록함과 동시에 지역 우수농산물을 쓰면서 소득증대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일 것"이라며 "투명하게 관리 받을 것은 받고, 우리가 주장 할 수 있는것은 떳떳하게 주장하면서 서로가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해 학부모와 학생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학부모는 "특정 단체의 입장만 듣기 보다는 학생을 우선으로 해 학부모와 교사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