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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골드만삭스-애플 연합군' 크립토 핀테크 전쟁을 선포하다

[특별기고] '골드만삭스-애플 연합군' 크립토 핀테크 전쟁을 선포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골드만삭스는 리테일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약 150년의 역사 동안 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사업을 했던 골드만삭스가 평범한 사람들을 상대로 리테일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2016년 골드만삭스는 창업자 Marcus Goldman의 이름을 딴 리테일 은행 Marcus을 미국에서 출시한 뒤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명을 창업자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차원에서 리테일을 중요한 비즈니스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의 가장 큰 약점은 JP모건의 체이스 은행 같이 탄탄한 상업은행이 없기 때문에 리테일 고객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다. 리테일 고객 기반이 약한 골드만삭스 입장에서는, 많은 유저를 보유한 ICT기업이 효과적으로 고객을 모집해주고 자사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준 뒤 파이를 나눈다면 이상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년 2억개가 넘는 스마트폰을 팔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한 애플이 골드만삭스 입장에서는 당연히 탐나는 파트너였을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어떤 딜을 제시해서 애플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는지를 생각해보자. 왜 애플은 파트너로 리테일 금융 풋내기인 골드만삭스를 선택했을까? 왜 튼튼한 리테일 영업망을 갖춘 JP모건, BoA, 씨티가 아니고 하필 골드만삭스일까? 그 답은 바로 암호화폐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골드만삭스는 써클(디지털 자산 종합 플랫폼), 빗고(지갑), 액소니(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빔(비트코인 결제 및 송금) 등에 투자하면서 암호화폐의 잠재력에 대해서 연구해왔다.

골드만삭스가 리테일 사업에 암호화폐를 활용할 것이라는 점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골드만삭스가 2019년 2월 공개한 영상 "은행의 미래" 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는 세 가지 미래 트렌드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뱅킹으로 전환 △디지털 퍼스트 플랫폼 △소비자 맞춤형 상품 서비스를 제시한다. 인상적인 것은 해당 영상에 "암호화폐 계좌" 문구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을 설득할 때 미들맨의 개입이 거의 없는 암호화폐의 장점을 어필했을 것이다. 2014년 애플페이를 출시한 애플은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현지 금융회사 파트너, 통화의 상이성, 모바일 페이 시장 경쟁 심화 때문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핀테크 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애플이 핀테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필요로 하던 차에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암호화폐 솔루션은 분명 흥미로운 대안이었을 것이다.

결국 골드만삭스가 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미래는 스테이블코인 보다는 비트코인에 기반한 솔루션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골드만삭스의 최대 경쟁사인 JP모건이 이미 자체 스테이블 코인 JPM 코인 발행을 선언했기에 골드만삭스가 똑같은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은 그다지 혁신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빔의 투자를 주도한 골드만삭스는 분명 비트코인의 활용방안에 대해서 면밀하게 연구했을 것이다.

Marcus가 영국 은행들의 파이를 일부 잠식했던 것처럼, 만약 골드만삭스가 경쟁적인 금리를 제시해 유저들로 하여금 비트코인을 아이폰에 예치하도록 유도한다면 어떨까? 충분한 규모의 비트코인 예치금이 쌓이게 되면 골드만삭스는 이를 기반으로 대출, 트레이딩, 운용 등 장기를 살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크립토 핀테크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연합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하나는 Bakkt 진영(스타벅스,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 마이크로소프트)이고 나머지는 골드만삭스와 애플 진영이다. 금융을 혁신할 크립토 핀테크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