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리언 홍 창, 김정남에 北망명정부 수립 요청"
前국정원 실장 "수차례 '지도자' 제안했지만 거절당해"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35)이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에게 북한 망명정부 수립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대북실장 출신의 김정봉 유원대 석좌교수는 28일(현지시간)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홍씨가 지난 수년간 북한 망명정부 수립을 추진해왔다"면서 "김정남에게 그 지도자를 맡아 달라고 수차례 권유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멕시코 국적자로서 미국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홍씨는 한국·미국 국적 등의 다른 동조자 9명과 함께 지난달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대사관에 들어가 직원들을 폭행하고 컴퓨터·휴대전화 등의 비품과 서류를 훔쳐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북(反北)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는 자신들이 이번 사건의 배후이며 "북한 대사관에서 입수한 자료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유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자유조선'은 현재 김정남의 아들 한솔군을 보호 중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공작원들의 지시를 받은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 2명에 의해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에 노출돼 살해됐다.
'자유조선'은 그간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달 초엔 현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자유조선'의 이 같은 활동이 자신이 알고 있는 "홍씨의 성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의 박상학 상임대표도 WP와의 인터뷰에서 홍씨에 대해 "대담한 생각을 가진 똑똑한 사람"이라며 "그는 (북한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자 급진적인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홍씨는 예일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4년 탈북자 지원 단체인 '링크'(LiNK)를 결성했으며, 2006년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주민 6명의 탈북을 돕다가 다른 활동가 2명과 함께 공안당국에 체포됐었다. 홍씨는 2008년 '링크'를 떠난 뒤 현재 자문회사 '페가수스 전략'과 반북단체 '조선연구소'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작년 6월 워싱턴에서 국정원 국장과 함께 홍씨를 만난 게 마지막"이라며 이후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사법당국은 홍씨가 북한대사관에서 입수한 자료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건네려 한 것으로 보고 미국 측에 공식적으로 수사협조를 요구해놓은 상황.
그러나 미 정부는 지난 26일 국무부를 통해 이번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교수는 "'자유조선'이 미 중앙정보국(CIA)과 접촉해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CIA가 대사관 침입을 직접 지원했는지는 의문이다. (침입자들의) 행동이 너무 거칠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