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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10년 넘게 반도체 연구, 그래도 지루할 틈 없어"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3 17:22

수정 2019.04.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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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대표 젊은 연구자 백승헌 Technical Leader
‘최우수 신진연구자’ 두 차례 선정.. 초고속·비휘발성 STT-M램 연구
[fn이사람] "10년 넘게 반도체 연구, 그래도 지루할 틈 없어"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큰 분야다. 후발주자와의 격차 확대는 기업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SK하이닉스 백승헌TL(Technical Leader·사진)은 초격차를 추구하는 SK하이닉스가 대표선수로 내세울 만한 젊은 연구자다. 백 TL이 담당하는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RAM)는 D램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꼽힌다. D램과 달리 비휘발성과 고속성을 모두 갖춰 주기억장치의 역할과 저장장치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백 TL은 SK하이닉스에 입사한 지 이제 만 2년이 넘은 새내기지만, 연구실적으로는 회사의 미래다.
이미 대학부터 박사까지 10년간 반도체에만 몰두했고, 그 결과 세계 유수의 과학저널에 여러 번 이름을 올렸다.

백 TL은 반도체 연구에 몰두하는 이유를 "반도체는 전자공학뿐 아니라 신소재, 물리, 회로설계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호기심이 많은 저에겐 평생 공부해도 좋은 과제"라고 답했다. 폭넓은 아이템인 만큼 공부 양도 많았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박사를 졸업한 백 TL은 연구 지속을 위해 학교에 남지 않고 SK하이닉스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간 연구한 이론을 현업에 적용해보고 싶었고, 더 새로운 반도체를 연구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매순간 새로운 과제를 받는다는 백 TL은 본인의 전공뿐 아니라 다른 전공을 공부했던 경험도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특히 석사와 박사를 모두 STT-MRAM을 주제로 연구한 그는 슬럼프가 와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이를 또 다른 연구로 극복했다. 백 TL은 "연계성 있는 분야나 다른 과학분야를 꾸준히 탐구한 것이 오늘날 그의 연구 아이디어와 확장성에 큰 도움이 됐다"며 "업무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연구자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평소 취미인 테니스로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TL의 박사 졸업논문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와 네이처 머티리얼스 등 세계적 저널에 실리게 되면서 국내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최우수 신진연구자로 두 차례나 선정됐다.

백 TL은 "학자들은 늘 다음에 다음을 고민합니다. 생산비용 등 현실적 문제를 배제한, 아직 세상에 없는 새로운 '다음'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다음의 연구를 산업현장에서 찾자고 생각했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기도 했고, 고객들 반응 속에서 다음의 아이디어를 얻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백 TL의 최근 관심사는 조금 더 심도 있게 STT-MRAM이라는 메모리 소자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이다. 4차 산업의 화두로 인공지능(AI), 뉴로모픽 컴퓨팅 등을 꼽으며 여기에 완벽 대응할 수 있도록 STT-MRAM이라는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백 TL은 "연구자로서 제 연구분야에 족적을 남기고 싶은 꿈이 있고 제 연구 결과로 편리한 세상이 되길 바라요"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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