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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2019년 통계청 인구전망의 경고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8 16:53

수정 2019.04.08 16:53

[fn논단] 2019년 통계청 인구전망의 경고

통계청은 최근 장래인구 특별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원래 5년 주기로 발표하는 인구추계를 2016년에 이어 조기 수정해 발표한 것은 합계출산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2017년에는 1.05명, 2018년에는 0.98명으로 급속히 하락하고 있어 이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67년의 노인인구는 1927만명, 생산연령인구는 1784만명, 유소년인구는 318만명이 되어 노인인구비율은 46.5%로 높아진다. 현 시점에서 당혹스러운 것은 지난 2005년에 이후 출산율 제고를 위한 백방의 정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투입된 저출산 관련 예산은 153조원이고, 2019년에도 23조4000억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출산율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혼인율 감소, 혼인대비 출산율 감소 등은 청년층의 취업 등 경제적 안정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상이 출산과 육아와 관련된 정부지원을 늘린다 해도 단기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저출산 완화를 위한 정책은 더 보완되고 강화돼야 하겠지만 인구 감소와 인구구조 고령화를 전제로 한 국가시스템 전반의 개혁이 시급하다.

학령인구 병력자원 생산가능인구 감소, 총인구 축소, 노인인구 증가로 요약되는 인구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유기적이고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직원과 교육시설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교원 수는 더 늘어나고 교육관련 예산과 세원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병력자원도 급속히 감소될 것이 명백한 만큼 병력수급대책도 미래전에 맞게 새롭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 총인구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늘어가고 있는 일반행정 예산과 공무원 수도 적정관리가 필요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공급 감소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가능성이 상보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효율적 매칭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총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대한민국이라는 시장의 급격한 축소를 의미한다. 경제가 인구감소에 버틸 수 있기 위해서는 기술진보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지 않고는 경제후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령국가인 일본은 인구고령화에 대응 가능한 공적연금대책을 2004년에 이미 수립해 실행 중이고, 건강보험 지출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한 활력사회를 만들기 위한 'Society 5.0' 계획을 2017년에 수립하고 정부 부처별로 실행에 들어간 것도 주목된다. 어쨌든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으로 통칭되는 긴 터널을 지나 경제사회 전반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처럼 경제침체를 겪기 전에 대응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의 우리 상황을 보면 일본만큼 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 우려된다. 일본은 경제위기 이전 1980년대에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2020년을 한 해 앞둔 우리나라는 위로부터의 경제성장이 국가 전반에 아직 착근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계층·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최근에는 경제위기 조짐도 보이고 있다.
분명히 예견되는 미래 인구전망에 대응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생길 수 있는 국가 미래의 위기는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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