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배그'마저 넘본 '화제작' 에이펙스 레전드, 인기 뚝…왜?

뉴스1

입력 2019.04.17 16:56

수정 2019.04.17 16:56

EA코리아의 1인칭 슈팅(FPS)게임 '에이펙스 레전드'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 뉴스1
EA코리아의 1인칭 슈팅(FPS)게임 '에이펙스 레전드'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 뉴스1

핵·버그 등 운영 문제 지속…EA코리아에 화살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지난 2월 출시 이후 1달 만에 글로벌 사용자 5000만여명을 모으며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탔던 1인칭 슈팅(FPS)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불법 프로그램(핵)에 버그(오류) 등 운영 문제가 겹치며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PC방 통계분석업체 '더로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에이펙스 레전드의 점유율은 0.57%로 1개월 전(0.91%)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했다.

4월 2주차 주간 사용시간 집계로는 전주 대비 사용시간이 14.9% 줄어 상위 30위권 게임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또 다른 분석업체 게임트릭스 집계에서도 에이펙스 레전드는 전주 대비 사용시간이 16.11% 하락해 상위 20위권 게임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국내 서비스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코리아가 한국 사용자들의 불만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을 자동으로 조준하는 불법 프로그램인 '에임 핵'부터 문제로 꼽힌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EA의 자체 플랫폼 '오리진'에서 유통된다.

오리진은 가상사설망(VPN) 등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면 이메일 주소만으로 계정을 만들 수 있어 정지당한 핵 사용자가 재접속하기 쉽다. 이에 지난 3월 개발사 리스폰엔터테인먼트가 PC 자체를 정지하는 하드웨어 밴을 도입했지만 핵은 여전히 성행하는 모양새다. 리스폰엔터테인먼트는 EA 자회사다.

서울 서버의 경우 사망한 캐릭터가 남긴 아이템인 '데드박스'를 획득할 수 없는 버그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 퍼블리셔인 EA코리아에는 서버 및 게임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라이브 운영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EA코리아는 '피파온라인 4' '니드포스피드 엣지' 등 굵직한 게임의 국내 유통을 넥슨에 맡겨자체 퍼블리싱 경험은 부족한 실정이다.

에이펙스 레전드가 국내 정식 출시 전 입소문을 탄 게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지난 2월5일 글로벌 출시됐지만 국내서는 지역 제한이 걸려 지난달 20일까지 정식으로 게임을 할 수 없었다. 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사용자만으로 에이펙스 레전드가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권에 오르자 EA코리아가 자체 퍼블리싱이라는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EA코리아는 아직 국내 PC방 서비스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 게임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는 에픽게임즈코리아가 국내 중견 게임사 네오위즈와 손을 잡고 PC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이펙스 레전드가 '배틀그라운드'(배그)를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어느새 쏙 들어간 상황"이라며 "당분간 배그의 인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