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세계 돌며 장애인들에 바리스타 꿈 키워줄래요"

LG디스플레이 ‘만우카페’노지희 바리스타
초등학교 때 지적장애 판정받아..일반학교 공부 따라가기 벅찼지만 바리스타 목표로 자격증도 취득


"세계 곳곳을 누비며 외국인 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를 가르치는 게 꿈이에요."

LG디스플레이 경기 파주공장의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만우카페에서 근무하는 노지희씨(20·사진)는 중증 지적장애를 전혀 알아채지 못할 만큼 밝고 야무졌다. 장애에 좌절하거나 분노하기보다는 꿈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전형적인 스무살 그대로였다. 바리스타 자격까지 갖춘 그녀는 직장 동료와 고객들에게 '해피 바이러스'같은 존재다.

그녀는 "전 항상 밝고 잘 웃으며,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공감하려고 한다"며 "단지, 글을 읽으면 모르는 단어가 많은 게 불편할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의 장애를 '단점'이라고 표현하는 그녀의 눈빛에서 그동안 이를 극복하려고 부단히도 애쓴 의지가 엿보였다. 노씨는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어머니와 선생님에게 여쭤보고 그마저도 힘들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궁금증을 반드시 해소했다"고 전했다.

사실, 그녀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친구들에 비해 공부가 힘들고 성과가 안나오는 게 자신의 노력 부족이라고 자책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초·중·고를 모두 일반학교에서 마쳤다. 그녀는 "학교공부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웠지만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도 찾게 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노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바리스타 꿈을 키웠다. 수업과 교내실습으로 시작해 바리스타 2급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 노력은 졸업과 동시에 LG디스플레이의 장애인 자회사인 나눔누리 합격이라는 기쁨으로 돌아왔다. "나눔누리는 저와 같은 환경에서 바리스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매우 좋은 직장"이라며 "경쟁률도 높은 만큼 최종합격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고 기억했다.

어느덧 노씨는 2년차 직장인이 됐다. 그녀는 "카페라떼 만드는 게 제일 자신 있다"며 "거품기로 정성스럽게 멋을 낸 아트에 고객들이 감사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흐뭇해했다. 카페 동료 중에 장애인들이 많은 것도 일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파주공장에는 나눔누리가 운영하는 카페 4곳이 있는데 장애인 26명이 근무 중이다.

노씨는 하루 5시간30분 일한다. 바리스타 근무 후에는 나눔누리의 장애인 케어프로그램인 손글씨 강좌, 요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있다.
1급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당연히 그녀의 인생 목표도 바리스타다. 노씨는 "세계여행을 하며 외국인 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의 길을 안내해 주는 게 1차 꿈"이라며 "언젠가 내 카페를 차려 장애인들이 부담없이 체험하고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