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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모터·컴프레서 특화기술로 '프리미엄 新가전' 주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6 16:13

수정 2019.05.06 16:13

3년간 R&D 인력·투자 30% 확대..H&A부 1분기 영업이익률 13.3%
매출·영업이익도 분기 최대 실적..소형화·인버터 기술 글로벌 우위
에너지 효율 높이고 소음 최소화..내구성에 수려한 디자인까지 갖춰
LG전자 '청소기 스마트 인버터 모터'
LG전자 '청소기 스마트 인버터 모터'

LG전자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
LG전자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

LG전자가 건조기,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 등 '신(新)가전' 시장을 주도하며 '가전명가'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LG전자가 생활가전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압축기)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3년간 연구개발(R&D) 인력과 투자 규모를 30% 확대한 게 이같은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모터·컴프레서, 인력·투자 30% 확대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올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14조9151억원, 영업이익 90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무된 분위기다.

이런 배경에는 주력 사업부인 H&A사업본부의 호실적에 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1·4분기에 매출 5조4659억원, 영업이익 7276억원으로 두 실적지표 모두 분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H&A사업본부 영업이익률도 무려 13.3%로 분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상 5% 안팎인 생활가전 이익률이 13%에 달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생활가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은 신가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LG 신가전의 인기 비결은 '모터'와 '컴프레서'를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주류 생활가전 분야에서 모터와 컴프레서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지배해 왔다. 이 기술들이 최근 각광받는 건조기,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 시장에서도 LG가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소음과 진동이 적으면서 탁월한 성능을 구현하는 게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따라서, 생활가전의 에너지 효율, 소음, 진동, 내구성 등을 결정짓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1962년 선풍기용 모터 생산을 시작으로 모터와 컴프레서 분야에서 57년간 투자를 지속해 왔다. 경남 LG전자 창원공장에 구축한 모터와 컴프레서 전용 생산라인은 LG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가전업체들의 핵심부품으로 수출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기술인 모터와 컴프레서에 대한 투자는 최우선으로 집행하고 있다"며 "3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모터와 컴프레서 분야 R&D 인력과 R&D 및 시설 투자액 모두 30% 증가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건조기·의류관리기시장 개척 원동력

LG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의 사후 서비스를 국내 최고 수준인 '10년 무상보증'으로 운영중이다. 사실상,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청기, 제습기, 정수기 등 LG전자 주요 가전들은 교체시기까지 핵심 부품의 무상 수리가 가능한 셈이다.

특히, LG전자 모터와 컴프레서는 '인버터(Inverter)'와 소형화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버터 기술은 모터와 컴프레서의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강력한 성능을 내면서 동시에 정교한 제어까지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모터 등을 소형화할 수 있어 다양한 가전제품의 디자인 활용성도 뛰어나다"고 전했다. LG전자의 인버터 기술이 건조기 등 신가전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들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LG전자가 2016년 10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트롬 건조기를 출시한 게 국내 건조기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또, 2011년 LG전자가 9년간의 개발기간 끝에 선보인 '트롬 스타일러'도 인버터 모터를 기반으로 의류관리기라는 신개념 시장을 여는데 기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타일러 제품에만 글로벌 특허 181개를 보유중"이라며 "후발주자들이 신가전에 합류하면서 시장이 커지지만 핵심부품에 지속적인 투자에 나선게 LG전자 생활가전의 지배력이 흔들리지 않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