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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억 불러도 못 구해요"… 이커머스 개발자 주가 급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3 16:52

수정 2019.05.13 18:17

롯데·신세계 가세로 인력 품귀.. S급 서버 개발자 앞다퉈 모시기
개발자는 구글·아마존 등 선호.. 우아한형제들 직접 인재 양성도
"연봉 4억 불러도 못 구해요"… 이커머스 개발자 주가 급등

"연봉 3억~4억원에 플러스 알파를 제시했는데도 클라우드 개발자를 못 구했어요."(이커머스 업체)

롯데, 신세계 등 유통 공룡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로 이커머스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뜨거운 분야인 클라우드 서버 개발자의 경우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업계에서는 '콧대 높은' 1등급 클라우드 서버 개발자를 잡기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관건인 물류서비스부터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는 물론,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서비스까지 도입되면서 개발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핵심 인력이 됐다.

13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쿠팡, 이베이코리아, 위메프 등이 억대 연봉을 약속하며 이커머스 개발자를 상시 모집 중이나, 소위 특급과 일류급인 S·A급 개발자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클라우드 서버 개발자의 경우 아예 국내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단순 코딩 업무를 수행하는 C급 인력은 많지만 (이들은) 딱 잘라서 (더 싸게) 중국 하청도 가능하다. 정말 필요한, 서버 오류 잡아내는 수준인 B급부터는 힘들게 모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개발자 수는 많아도 정작 필요한 실력 있는 개발자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해도 개발자가 없어 선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유통 업계의 고민은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것에 반해, 개발자들의 선호도는 가장 떨어지는 분야라는 데 있다.

이커머스 최대 강자로 부상한 쿠팡의 경우, 빠른 성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개발자 규모를 꼽는다. 쿠팡은 직원의 40%가 개발자로 구성됐는데, 이들은 머신 러닝 기반의 추천 시스템과 자체 물류, 배송 시스템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만든다. 즉 로켓배송, 로켓와우, 쿠팡플렉스 등 쿠팡의 대표 서비스의 성공에는 이들 인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들에게 가장 선망의 직장은 구글이나 아마존이다. 다음이 삼성,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이 아니면 일이 재밌는 게임회사다. 급여 수준이 다르고, 그렇다고 자신들의 경력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유통업계는 그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고 털어놨다.


개발자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직접 개발자 양성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전문 개발자 양성 교육 과정인 '우아한테크코스'를 출범했다.


이 관계자는 "일류 개발자는 절대 부족하고, 그렇다고 막 대학을 졸업한 전공자들은 바로 투입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최대 고민"이라며 "신입 개발자라도 잡아서 교육시켜야 하는 급한 상황이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