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반기문 "9월까지 미세먼지 대책…정치는 뜻 없어"(종합)

뉴스1

입력 2019.05.16 16:23

수정 2019.05.16 16:23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미세먼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2019.5.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미세먼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2019.5.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포럼은 '미세먼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2019.5.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포럼은 '미세먼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2019.5.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내 나이 짐작할 것…미세먼지는 국민이 준 마지막 과제"
"중국 등 주변국과 협력…국민과도 소통해 대책 만들 것"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5)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국가기후환경회의) 활동을 통해 오는 9월까지 단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출범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반 전 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아울러 그는 국가기후환경회의 활동이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효과적 정책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활동에 뜻이 있냐는 질문에는 "몇 번을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의사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 위원장은 16일 오전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초청 KPF 포럼'에 참석해 "장기적 처방은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지만 국민들이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9월까지 열심히 해서 단기적 처방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Δ국민과 회의·토론회 등을 통해 소통하고 Δ중국 등 주변국들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Δ실질적 해결방안을 정책으로 만듦으로써 국가기후환경회의를 차별화된 자문기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는 국민적 스트레스를 넘어서 직접적 위협요인이 됐고 우리 삶의 질과 사회 활력을 저해하는 심각한 공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러 주체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이해당사자의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각계로부터 해결방안을 수렴하면서 정부가 지원할 것들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를 위해 이달 중으로 500여명 규모의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하고 오는 6월에는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반 위원장은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과 소통하고 회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국민들이 지혜를 모을 때 창의적이고 새로운 해법이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20% 이상의 인구가 동북아 지역에서 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지역에서 국제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인 10㎍/㎥ 이하의 깨끗한 공기로 호흡할 수 있는 지역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월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지도자들을 만나서 미세먼지를 논의했는데 그들도 문제를 절감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을 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6월5일 '세계 환경의 날'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해서 고위 인사와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국제기구들이 동북아 국가를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확대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동북아 대기 청정 파트너십'을 지원하는 한편 비정부기구(NGO)를 통한 민간 차원의 국제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국가기후환경회의가 형식적 자문만 하고 끝나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세먼지 해결을 국민이 주신 마지막 과제로 생각하고 실질적 해결 방안이 우리의 정책이 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반 위원장에게 '정치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반 위원장은 지난 19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20여일 만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반 위원장은 정치에 뜻이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몇 번을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연목구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고기를 잡으려면 바다로 가야지 나무에 올라가서는 고기를 못 잡는다"고 답했다.


이어 "딱 20일이 지나고 보니까 피상적으로 보고 듣던 정치와 직접 해본 게 완전히 다르단 걸 느꼈다"며 "잘못하면 이제까지 제가 쌓아왔던 인테그리티(진실성)나 이런 게 다 망하고 잘못하면 유엔 사무총장을 하던 사람으로서 유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은 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히 국내 문제가 국제 문제가 될 수도 있고, 한 사람이 그만두면 모든 게 다 편하겠다 싶어서 결연한 마음으로 보좌관과 상의 없이 결단을 내렸다"며 "정치문제에 진짜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하던 일을 개인 시민 자격으로서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이렇게 생각을 한다"며 "제 나이를 따지면 다 짐작을 하실 것이고, 저는 프라임 타임(전성기)이 이미 지나갔으니 너무 그런 데 관심을 갖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