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짐 로저스/ 살림

지난 1월, '일본은 50년 혹은 100년 후 사라진다. 내가 열 살짜리 일본 아이라면 당장 일본을 떠나겠다'고 주장하는 한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면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저자가 평범한 인물도 아니고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이다보니 이 책이 일으킨 파장은 무척이나 거셌다. 이 책이 일본 사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은 이유는 지일파(知日派) 투자가로 유명한 저자가 일본 장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장밋빛 미래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내다보는 일본의 미래는 암울하다. 저자는 일본이 2050년 범죄대국이 되거나 50~100년 사이에 국가 존폐를 논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저자가 이처럼 단언한 이유로 매년 늘고 있는 일본의 막대한 채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사회보장비 증가 등을 제시한다. 허울뿐인 일본의 호경기는 머지않아 폭락할 것이고 언젠가 '아베가 일본을 망쳤다'는 걸 깨닫는 날이 올 것이라는 저자의 예견은 결국 2018년 말 미국과 일본 시장을 덮친 '크리스마스 폭락'으로 다시 한번 적중된 바 있다. 그는 일본이 처해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세출의 대폭 삭감, 관세 인상과 국경의 개방, 이민자 수용을 처방전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일본에 투자하겠다면 관광, 농업과 교육 분야가 유망하다며 그 이유를 밝힌다.

저자는 지난 몇 년 사이 한국 경제는 정체돼 있지만 "한반도는 5년 후에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가 이렇게 장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지만 북한 개방으로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한국으로 흘러들면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쟁 가능성을 우려했던 전 세계의 자금이 한반도 평화를 계기로 한국으로 흘러들어오고 한국 재벌 기업들을 필두로 북한 투자가 이뤄져 선순환이 계속될 것이고 전망한다. 또 북한에서도 기업가가 탄생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기업가와 자본이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자는 현재 선진국 경제는 정체 무드에 빠져 있지만 한국과 북한은 앞으로 2020~2022년을 기점으로 다른 나라만큼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자는 한국 재벌 기업과 문재인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5대 재벌이 한국 주식의 시가총액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특이한 구조라고 지적하며 한국 경제는 아직도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구조에 빠져 있다고 꼬집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와 '혁신'을 기반으로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며 그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 교육의 안정지향적 사고에 대해선 상당한 우려감을 표하는 걸 잊지 않는다.
저자는 한반도 통일 수혜를 받을 대표적인 산업으로 관광업과 농업을 든다. 국내여행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 분명함으로 자신이 보유 중인 주식의 중심이 대한항공이라고 거침없이 밝히기도 했다. 2015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던 그는 지금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자녀들이 싱가포르에 살고 있지만 그것만 아니면 북한으로 이사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 발전 가능성에 강한 믿음을 숨기지 않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