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대로 잇는 계획도로 승인 나 메이저급 시공사 계약 성공
김환일 조합장 “2700세대 아파트 건설… 사업승인 절차 중”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 도심의 최대 낙후 동네 중 한 곳인 남구 문현3구역 일대가 최근 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여러 사정으로 지지부진하던 재개발 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재개발 사업의 필수조건인 주민 동의 75%가 필요한 조합 설립은 일찌감치 마쳤다. 지금은 관할 남구청의 사업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다.
문현3구역은 '고동골'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지다.
하지만 부산 도심의 오지 중 오지인 이곳 주민들이 뜻과 힘을 합쳐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메이저 종합건설회사와의 시공계약을 따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환일 문현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조합장을 만나 그간의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문현3구역 재개발 사업을 소개해 달라.
▶문현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 두산(위브)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 사업이다.
13만875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7층 총 34개 동 규모로 Δ임대 아파트 전용면적 26㎡, 36㎡, 44㎡ Δ일반 분양 아파트 44㎡, 59㎡, 74㎡, 84㎡ 총 2772세대로 건설된다.
지난 2013년 1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됐고, 2018년 10월 남구청에 사업시행 인가를 접수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문현3구역 재개발 사업의 핵심은 무엇인가.
▶핵심은 문현 한양아파트에서 부산지하철 2호선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역 2번 출구로 곧장 이어지는 계획도로다. 조합에서 길이 500m 왕복 2차선으로 개설한 뒤 부산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도로를 기부채납하는 내용도 재개발 도시계획에 포함돼 인가가 났다. 이 도로가 개설되면 ‘고동골’의 가치와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근의 주 간선도로인 전포대로와 ‘고동골’이 곧바로 연결됨으로써 기존 문현로터리를 거쳐 전포대로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와 비교하면 15분가량 시간 절감 효과가 있다.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입주민들이 이 도로를 통해 걸어서 5분만에 국제금융센터(BIFC) 지하철역에 도착할 수 있다.
'고동골'이라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이름 대신 문현동과 전포동이 합쳐진 '문포동'이라는 별칭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 특히 이 도로 개설 계획은 교통환경이 좋지 않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하던 시공사들이 생각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전국적 브랜드를 가진 '두산(위브)',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과 시공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문현3구역 재개발 아파트의 가치와 장점은.
▶보기드문 교육 및 교통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문현3구역 주변을 둘러싸고 1km 이내에 문현초, 문현여중, 문현여고, 한얼고, 성동초 등 5개의 학교가 있다.
또 전포대로로 이어지는 계획도로가 개설될 경우 부산지하철 2호선 문현역에서 도보 10분, 국제금융센터(BIFC)역에서 도보 5분으로 '더블 역세권'이 형성된다.
자연친화적 환경도 자랑거리다. 재개발 부지 뒤로는 ‘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이 맞닿아 있고, 인근 동천은 친환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남구청, 남부교육청, 보건소 등의 공공기관과 재래시장, 대형마트, 백화점, 병원 등 생활 인프라는 물론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UN기념공원,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공간들이 밀집해 있다.
-복잡한 사업 과정과 많은 수의 조합원들이 함께하는 사업 특성상 어려움이 많았을 걸로 보인다.
▶7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06년도에도 조합설립 인가가 났지만, 2007년도에 주민동의서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 조합설립이 취소된 적이 있다.
당연히 건설 시공사들 입장에서는 재차 사업에 참여하기를 주저해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계획도로 건설 계획이 구청에서 허가를 받으면서 사업추진에 탄력을 얻었다.
또 사업 부지의 노른자위 땅인 중심지역에 도시계획상 사회복지시설로 인가가 난 곳이 있었다.
만약 이 지역을 포기하고 사업을 진행할 경우 사업부지 1000여평을 포기해야 돼 사업성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해당 부지의 사업권을 가지고 있던 제가 조합장으로서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업권을 포기했고, 그로 인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사업권을 내려놓는 게 참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문현3구역 재개발 사업의 성공을 위해 대승적인 결정을 하기로 했다.
-국토부 조정대상지역에서 얼마 전 부산 남구가 벗어났는데.
▶최근 정부 부동산정책 등으로 부산지역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아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또 분양권 전매 제한과 중도금 대출요건 강화, 주택담보대출 금지, 1순위 청약자격 강화 등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된 점은 분명 호재다.
가장 중요한 점은 부산의 경우 아직까지도 메이저급 건설사에서 분양하는 대단지 아파트는 완판되고 있어 미분양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고 있다.
-향후 재개발 사업의 계획과 남은 과제가 있다면.
▶남구청의 사업승인 인가가 나면 Δ조합원 종전 재산 감정평가 Δ조합원 분양 Δ관리처분 인가 Δ주민 이주 및 철거 Δ일반분양 Δ착공 Δ준공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아파트 착공까지는 약 2년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아파트 준공까지는 7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구청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조합도 남구청의 행정에 적극 협력할 생각이다.
문현3구역 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은 물론 낙후 지역의 획기적 발전과 그에 따른 인구 유입, 세수 증가 등의 효과가 있는 사업인 만큼 남구청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리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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