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분당 아파트의 반값..폭발한 일산의 분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6 17:54

수정 2019.05.26 17:54

1기 신도시 집값 하락 현실화..마두동 105㎡ 4억 붕괴 초읽기
국토부 '3기發 하락' 부인했지만 "호가 10% 정도 빠진 것은 사실"
분당 아파트의 반값..폭발한 일산의 분노

최근 일산신도시 아파트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30평형대 아파트 값이 4억원을 지키기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1990년대 1억원대 초반의 비슷한 가격으로 분양됐던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의 같은 평형 아파트 값이 8억원대 이상을 넘나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3기 신도시 발표로 일산신도시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일산이 (부동산시장 안정화의) 큰 기조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지만 분당과 가격차가 커지면서 일산 주민들의 박탈감 또한 커지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산신도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강촌마을 동아아파트 전용면적 105㎡는 현재 4억1000만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북동향 등 향이 좋지 않은 물건은 3억9000만원대도 있다"고 전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1억원이 빠졌다는 얘기는 거짓"이라면서도 "호가가 10% 정도 빠지는 등 상당한 타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992년 10월 입주한 일산신도시 강촌마을 강촌 동아(전용 105㎡ 기준)는 1993년 5월 시세가 1억1500만~1억2000만원이던 것이 26년 후인 2019년 5월 시세는 3억6000만~4억6000만원으로 4배 조금 못 미치게 상승했다.

반면 1991년 9월 입주한 분당신도시 서현동 삼성한신 아파트(107㎡)는 1993년 5월 시세가 1억3500만~1억5000만원으로 비슷했지만 2019년 5월에는 9억2000만~10억2500만원으로 8배 가까이 뛰었다. 서울 도심 특히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분당이 일산보다 더 큰 혜택을 본 것이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산 집값 하락에 대한 언론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김 장관은 "3기 신도시 발표 이후에 일산을 비롯해 고양 지역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는 기사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5000만~1억원 떨어졌다는 기사 있어서 확인해봤는데 이는 허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발언과 달리 일산 주민들이 체감하는 하락폭은 상당하다.
실제로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5월 셋째주(5월 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일산 동구와 서구 아파트 값은 각각 0.14%, 0.16% 떨어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