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등록 문제로 노래방기기에 등록 안돼
김종률 작곡가 "내년 5월 전까지 최선을 다할 것"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방에서도 부를 수 있게 해주세요."
5·18민주화운동 기념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방에서도 노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노래방기기에서도 노래하게 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 5·18당시 윤상원 열사와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박기순님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노래로 당시 전남대 김종룔씨가 작곡한 80년 광주를 마음에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5·18 기념식 제창곡이기도 하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를 위해서 목숨 바친 이들을 위한 노래이기에 노래방에서도 함께하는 것이 목숨바쳐 민주주의를 위해 외친 그 님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이 청원에는 130여명이 동의했다.
◇저작권 등록 문제로 노래방서 못 불러
집회 현장에서 많이 불리는 '민중가요'와 달리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방기기에서 부를 수 없는 이유는 저작권이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방에서 부르기 위해서는 작사가와 작곡가의 저작권 등록이 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의 경우 작곡자와 작사자가 노래에 대한 저작권을 등록하지 않으면서 노래방기기에 수록되지 않고 있다.
작곡가인 김종률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지인으로부터 노래방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싶은데 곡이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김씨는 노래방 기기 업체 등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 당시 업체는 김씨에게 저작권 등록이 되지 않으면 반주 음원을 만들지 못한다고 했다.
애초 김 작곡가와 작사가인 백기완 선생은 저작권을 신청하면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널리 부를 수 있도록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은 게 오히려 노래방기기를 이용해서는 부를 수 없게 된 셈이다.
김씨는 업체의 설명을 듣고 지난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게 관련 내용을 파악했다.
작사가인 백기완 선생에게도 저작권 등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백 선생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김씨는 일단 작곡가라도 저작권에 등록을 해놔야 앞으로 일이 빨라질 것이라고 판단해 지난 1월 말쯤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김씨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민 모두가 부를 수 있도록 백기완 선생께서도 허락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년 5월이 오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현재 여러가지로 노력을 하고 있다. 아무리 늦어도 올해 안에는 노래방 반주가 만들어져 내년에는 자유롭게, 힘차게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소설가 황석영과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씨(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등 광주 지역 노래패 10여명이 모여 만든 노래극(뮤지컬) '넋풀이-빛의 결혼식'의 마지막 삽입곡이다.
노래극 '넋풀이'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중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그의 대학 후배 박기순의 영혼결혼식 헌정곡으로 만들어졌다.
가사는 백기완 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12월 서대문구치소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 일부를 차용해 황석영씨가 붙였고 김종률씨가 작곡했다.
이후 카세트테이프 복사본과 악보 필사본, 구전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권에서 불렸으며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곡이 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일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참석자가 다 같이 부르며 제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첫 해에는 기념식에 참석해 함께 노래를 불렀으나 보수단체들의 반발과 공식 기념곡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듬해인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합창 형식으로 바뀌었다.
무대 위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면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5월 단체들은 기념식에 제창을 꾸준히 요청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2017년부터 다시 제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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